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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보며 위안”…K-드라마에 푹 빠진 美 흑인 여성들

흑인 여성들, 한국 드라마 미국 흥행에 큰 영향…현실도피와 위안 얻어 플랫폼 서비스 등 발전도 K-드라마 접근성 높여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제74회 에미상 6관왕을 휩쓸면서 K-드라마의 세계적 관심도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특히 미국의 흑인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위안을 얻고 한국 문화를 배우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K-드라마의 미국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K-드라마와 사랑에 빠진 흑인 여성들은 미국 흥행의 주역이 됐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국가들에 비해 미국에서의 K-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는 다소 낮은 편이었는데, 흑인 여성들 사이에서의 꾸준한 관심이 오늘날의 흥행에 주된 역할을 했다고 WP는 분석했다.

흑인 여성들은 특히 로맨틱 코미디, 역사, 부정부패 등 다양한 소재의 K-드라마에 흥미를 느끼고, 일상생활에서의 위안을 얻는다고 한다.

‘오징어 게임’ 이전 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주인공이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K-드라마 중에서도 흑인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사랑의 불시착’을 봤다는 치메인 루이스(52)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음식을 요리하고,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했다며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에게 K-드라마는 미 전역에서 인종적 긴장이 고조돼 견디기 힘든 뉴스가 쏟아졌던 2020년에 탈출구가 됐다. K-드라마는 힐링을 위한 로드맵을 제공했다. 당시, 루이스는 두 아들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학교에서 백인 친구에게 인종 차별을 당하고 왔을 때, 드라마를 보면서 속상한 마음을 달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드라마를 통해 접한 한국의 문화처럼, “(백인 아이의) 부모가 우리 집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WP는 루이스처럼 수많은 흑인 여성들이 현실도피와 위안을 얻기 위해 K-드라마에 눈을 돌렸고, 2021년 ‘오징어 게임’이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전에 열정적이고 영향력 있는 팬덤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마이클 헤이든은 13살이었을 때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에 ‘시크릿 가든’을 발견해 시청하게 됐다. 이후, 현재 24세인 헤이든은 수백 편의 다른 K-드라마를 시청했고, 한국도 방문했다.

그는 “미시시피 출신인데 여기엔 한국 사람이 없다. 그것(K-드라마)은 내게 매우 낯설었지만 너무 흥미로워서 더 깊이 들어가야 했다”며 “한국 문화를 접하는 것은 흑인 여성으로서 다른 세상을 보고 다른 문화에 대해 더 많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 드라마로 한국 문화 접해…플랫폼 발전도 흥행에 도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대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 역시 K-드라마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WP는 분석했다.

WP는 미국에서 한국 문화의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들은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흑인 여성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드라마에 빠진 흑인 여성들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계정 등 SNS 계정에 K-드라마 전용 페이지 등을 만들기도 했다.

조지메이슨대 앤더슨 교수는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발전이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수십년 전 한국 드라마를 오직 DVD가게 등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면, 최근 플랫폼 서비스의 발전으로 인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real@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