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장기 체류하며 병역 의무를 미루는 이른바 ‘버티기형 병역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병역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최근 병역 의무 면제 연령을 기존 38세에서 43세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병역 의무 종료 연령 역시 40세에서 45세로 늦추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적용되는 각종 제재 기간도 동일하게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해외에 장기 체류하다 일정 연령이 지나 귀국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마련됐다. 기존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미룬 경우라도 38세가 되면 사실상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를 이용한 ‘시간 끌기’ 전략이 공공연히 논의돼 왔다.
특히 미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 사회에서는 유학이나 취업, 이민을 이유로 장기간 체류하는 사례가 많아 이번 제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38세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이러한 계산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된다.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38세 이상이 되어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된 인원은 매년 수천 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외 체류를 사유로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상 허용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사례도 있지만, 실제로는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연령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병역 의무 종료 시점이 늦춰지면서 해외 체류 중인 병역 대상자들은 보다 장기간 한국과의 법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귀국 시점과 경제활동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취업이나 병역 관련 행정 절차를 고려해 귀국을 계획하던 이들에게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형평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해외 체류자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단순히 병역 제도뿐 아니라 해외 한인의 이동과 정착, 귀국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학생과 취업 비자 체류자, 영주권 취득을 준비 중인 한인들에게는 장기적인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병역 제도의 공정성 강화라는 취지와 함께 해외 한인 사회의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