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재외국민뉴스

“치매 걸려도 재산은 안전하게”…최대 10억 국가 관리

‘치매머니 공공신탁’ 시행, 고령층 재산 보호 본격화

치매 환자의 재산을 국가가 대신 관리해주는 ‘치매머니 공공신탁’ 제도가 22일부터 시행됐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착취를 예방하고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이날부터 ‘치매 안심 재산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제도는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고령자가 자신의 자산을 공공기관에 맡기면, 기관이 이를 관리하며 생활비와 의료비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이용자는 최대 10억 원까지 현금성 자산을 맡길 수 있으며, 국민연금공단이 계약 조건에 따라 이를 관리한다. 이후 개인별 상황에 맞춘 계획에 따라 매달 생활비와 의료비 등이 지급된다. 예를 들어 10억 원을 맡긴 가입자가 월 400만 원의 생활비를 설정하면 해당 금액이 매달 계좌로 이체되는 방식이다. 필요에 따라 지급 금액은 조정이 가능하다.

이용 대상은 원칙적으로 65세 이상 치매 환자이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포함된다. 65세 미만의 경우에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일부 저소득 치매 환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비용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기초연금을 받는 고령층은 별도의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맡긴 자산의 0.5%를 연 이용료로 부담해야 한다.

치매 환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자금 사용에는 일정한 제한이 따른다. 갑작스럽게 큰 금액이 필요할 경우에는 별도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부적절한 사용이나 제3자의 개입이 의심될 경우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가 운영되며 재산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남은 자산은 배우자나 자녀 등 법정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관련 법 절차에 따라 처리된다.

국내 치매 환자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며, 이들이 보유한 자산 규모도 170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치매 환자의 재산을 보호하고 가족 간 갈등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령층을 노린 금융 사기와 경제적 학대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는 시범사업 단계로 올해 약 750명을 대상으로 우선 운영된다. 정부는 향후 2년간 운영 결과를 분석한 뒤 2028년부터 본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자와 신탁 자산 범위 역시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