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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도 멈추지 못한 ‘귀신 잡는 해병’…빗속에서 더 뜨겁게 빛난 ‘해병대사령관배 골프대회’

거센 소낙비가 골프장을 뒤덮었지만 해병대 전우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비에 젖은 군복과 모자는 벗어놓은 지 오래였지만, 가슴속에 새겨진 해병대 정신과 전우애만큼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해병대의 명예와 전통을 이어가는 제2회 해병대사령관배 골프 토너먼트가 지난 18일 뉴욕 브롱크스의 Pelham Bay & Split Rock Golf Course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해병대사령관이 주최하고 뉴욕해병대전우회와 재미해병대전우회 동부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는 미주 지역 해병대 전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정을 나누고, 세대를 넘어 해병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뉴욕과 뉴저지를 비롯한 미 동부 지역 전우들은 물론, 먼 지역에서 찾아온 참가자들까지 함께하면서 대회장은 이른 시간부터 반가운 인사와 힘찬 악수로 활기를 띠었다.

샷건 방식으로 시작된 토너먼트는 정오 무렵부터 쏟아진 소낙비로 ‘수중전’으로 바뀌었다. 코스 곳곳에 물이 고이고 옷과 신발이 흠뻑 젖었지만, 참가자들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끝까지 라운드를 이어갔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졌지만 전우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힘차졌다. 서로의 샷을 격려하고 우산을 나눠 쓰며, 힘든 코스에서는 손을 내밀었다. 이날 골프장은 승부를 겨루는 경기장을 넘어 오랜 전우들이 다시 만나 추억을 나누는 또 하나의 해병대 막사가 됐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해병대 작전을 지휘하고 함박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이자 제19대 해병대전우회 총재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장을 찾은 전우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대회를 성황리에 만들어주신 전우 여러분과 행사를 위해 수고해주신 회장단과 준비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대회가 단순한 골프 경기를 넘어 오랜 전우들이 다시 만나 우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는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정금 이사장,최영배 부총재,이정민 회장

뉴욕해병대전우회 이정민 회장(736기,현 스탠튼한인회장)과 이정금 이사장(267기)도 참가자와 준비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정민 회장은 “해병 정신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비가 내리는 오늘이 오히려 전우들에게 더욱 오래 기억되는 뜻깊은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영배 부총재(전 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장) 역시 “날씨는 악조건이지만 해병대의 열정과 단결력으로 세대를 넘어 하나로 뭉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전우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날아온 설증혁 회장(미주총연 부이사장, 스타넷코리아 대표)과 버지니아에서 참가한 석균욱 부총재(251기, 전Beauty 4U 대표)는 장거리 이동의 피로도 잊은 채 전우들과 라운드를 함께하며 행사를 더욱 빛냈다.

설증혁 회장과 이승도 총재로부터 공로패를 수상한 석균욱 부총재

경기 종료 후에는 시상식과 만찬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우승과 성적을 떠나 서로의 건강과 발전을 기원했고, 오랜만에 만난 전우들과 잔을 기울이며 지난날의 추억을 나눴다. 특히 살인마처럼 덤벼드는 모기를 두고 군복무 시절 판쵸도 뚫었던 ‘김포모기’, ‘포항모기’ 얘기로 꽃을 피우기도 했다.

소낙비는 골프장을 적셨지만 전우애까지 씻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빗속에서 나눈 악수와 웃음, 서로를 향한 격려는 더욱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참가자들은 내년 대회에서 더 많은 전우들과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그렇게 제2회 해병대사령관배 골프 토너먼트는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며 막을 내렸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