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의 안보 불감증은 어디까지?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승도 당시 해병대 사령관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함박도에서 북한이 무장할 경우 등에 대비해 해병대가 초토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민들은 그때서야 함박도라는 작은 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정치권은 “NLL 이북이냐, 이남이냐”, “우리 땅이냐, 북한 땅이냐”를 놓고 며칠 동안 공방만 벌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논란은 사라졌고, 국민의 관심도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안보는 관심이 사라졌다고 멈추는 것이 아니다.
현재 함박도에는 북한의 감시시설과 레이더 등이 설치·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실효적으로 관리하는 군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 사이 무엇을 했는가.
함박도는 손바닥만 한 무인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위치는 결코 작지 않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자리한 이 섬은 백령도와 연평도, 강화도와 인천 앞바다를 감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군사적으로는 ‘작은 항공모함’이나 다름없는 가치가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전쟁은 땅의 크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위치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중요한 거점을 둘러싸고 영토 논쟁만 벌이다가 지금의 현실을 맞이했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도, 장기적인 전략도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
반면 대만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중국 본토에서 불과 1.8km 떨어진 금문도는 공산 중국이 가장 먼저 차지하려 했던 섬이었다. 1949년에는 2만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상륙작전을 감행했고, 1958년에는 44일 동안 무려 47만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그러나 금문도는 무너지지 않았다.
대만군과 주민들은 섬 전체를 지하 요새로 만들었다. 학교 밑에도 벙커가 있었고, 병원 밑에도 터널이 있었다. 아이들은 포탄 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주민들은 나라를 지킨다는 각오로 버텨냈다.
장제스 총통이 남긴 ‘무망재거(毋忘在莒)’, “잃어버린 땅을 잊지 말라”는 구호는 단순한 정치 선전이 아니었다. 국가를 지키겠다는 국민적 결의였다.
강한 군사력이 있었기에 중국도 함부로 넘보지 못했고, 그 위에서 교류와 협력이 가능해졌다.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천안함 폭침을 겪었다.
연평도 포격을 당했다.
서해교전을 수차례 치렀다.
북한은 지금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안보보다 정치가 앞서고, 경계보다 낙관이 앞서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안보를 이야기하면 시대착오라고 하고, 국방력을 강화하자고 하면 대결을 조장한다는 비판부터 나온다.
역사는 정반대를 증명한다.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방어 능력이 있어야 대화도 가능하다.
억제력이 있어야 전쟁도 막을 수 있다.
평화는 상대의 선의가 아니라 우리의 힘에서 나온다.
함박도 문제의 핵심은 작은 섬 하나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국가안보를 어떤 자세로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영토는 한번 잃으면 되찾기 어렵고, 안보는 한번 무너지면 국민의 생명으로 대가를 치르게 된다.
국가는 국민에게 묻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섬 하나쯤이야.”
바로 그 ‘하나쯤’이 쌓여 국경이 흔들리고, 국가의 안보가 흔들린다.
금문도는 대만이 목숨 걸고 지켜낸 섬이다.
함박도는 대한민국이 결코 가볍게 바라봐서는 안 되는 섬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