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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역 4거리 정치 현수막', 보행자 시야를 가리고 끈은 어린이 목 높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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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공화국, 이제 끝내야 한다”…정치권 막말 현수막, ‘시민 정신 건강까지 위협’

▲ SNS 시대에 이 많은 현수막이 정말 꼭 필요한가?
▲ 이제 단순 단속을 넘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난달 25일 포천시 소흘읍의 한 교차로에서 A(11) 군이 보행자 눈높이에 설치된 현수막 끈에 걸려 넘어져 두개골이 파손됐다. 해당 지역은 평소에도 현수막이 과도하게 설치돼 민원이 잦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강풍에 떨어진 현수막 구조물이나 시야를 가리는 대형 현수막 때문에 어린이가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현수막 공화국을 이제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거리에는 정치 현수막, 학원 광고, 분양 광고, 행사 홍보물 등이 전봇대와 횡단보도 주변, 어린이보호구역까지 뒤덮고 있다. 문제는 상당수가 불법이거나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설치된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처럼 선거철만 되면 한국의 거리는 거대한 정치 전쟁터로 변한다. 문제는 단순한 홍보 경쟁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최근 정치권의 현수막 문구들은 상대 진영에 대한 조롱과 비난, 혐오 표현이 난무하며 시민들의 피로감과 분노를 키우고 있다.

과거에는 정책 홍보나 후보 소개 중심이었던 정치 현수막이 이제는 “심판”, “거짓”, “배신”, “범죄”, “독재”, “파괴” 같은 자극적 단어를 앞세운 공격형 문구로 채워지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오가는 학교 앞, 출근길 횡단보도,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혐오와 분노의 언어가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무작위 정치 현수막은 단순한 광고물이 아니라 시민 정신 건강과 사회 분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사람은 반복적으로 부정적 언어에 노출될 경우 스트레스와 피로감, 분노 반응이 증가할 수 있는데, 정치 현수막이 사실상 일상 속 ‘강제 노출형 정치 콘텐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시민들이 원하지 않아도 매일 봐야 한다는 점이다. TV나 유튜브는 끌 수 있지만 거리 현수막은 피할 방법이 없다. 정치적 중립을 원하는 시민들조차 출근길과 생활 공간에서 끊임없이 자극적인 정치 문구를 접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우려된다. 부모 손을 잡고 걷는 어린이들이 극단적 표현과 혐오 문구를 자연스럽게 읽게 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주변 정치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현수막 설치는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다. 현재 한국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조건 아래 현수막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정치 현수막의 경우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연결되면서 규제가 쉽지 않은 영역으로 분류된다.

스마트폰과 SNS 시대에 아직도 ‘현수막 중심 홍보 문화’에 머물러 있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생각해 볼 때다.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전광판, 모바일 알림, 지역 커뮤니티 앱, SNS 홍보 등 디지털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젊은 세대는 길거리 현수막보다 휴대폰 광고와 지역 커뮤니티 정보를 더 많이 접한다는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현수막은 도시 미관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관광객들이 많은 서울 도심이나 주요 관광지에서도 수십 개 현수막이 뒤엉켜 있는 장면은 한국 도시의 후진적 이미지를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 문제도 크다. 대부분의 현수막은 PVC 등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짧게 사용된 뒤 폐기된다. 탄소중립과 친환경을 강조하면서도 거리에는 매일 엄청난 양의 폐현수막이 발생하는 셈이다.

도대체 이 많은 현수막이 정말 꼭 필요한가?
“이제 단순 단속을 넘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 정치·상업 현수막 허용 구역을 대폭 축소하고, 어린이보호구역·횡단보도·학교 주변은 절대 금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 일정 크기 이상의 현수막에는 실명제와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자.
▲ 불법 현수막 철거 비용은 지자체가 떠안는 현재 구조 대신, 설치 주체에게 강력한 과태료와 행정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
▲ 아예 현수막 없는 도시를 만들자. 일본이나 유럽 일부 도시처럼 지정 게시판 외에는 현수막 설치를 전면 금지하고, 공공 홍보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 하지만 시민 안전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특히 어린이 안전까지 위협하는 불법 현수막 문제를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칼럼]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