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 대책 ‘온도차’
* 국내는 소비자 부담 완화 초점, 미국은 공급망 통제·증산 압박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각국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선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대응 방식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기름값 상한제’ 등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춘 반면, 미국은 한국전쟁 시기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공급망 통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유류세 인하 연장과 함께 정유사 가격 인상 자제 요청, 이른바 ‘기름값 상한제’ 도입 검토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즉각 반영되지 않도록 행정 지도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정책은 단기적으로 체감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정유사 수익성 악화와 공급 위축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시장 기능을 일부 제한하는 방식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미국은 보다 강경한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군수 물자 확보를 위해 제정된 법으로, 대통령이 민간 기업의 생산을 직접 통제하거나 특정 산업에 자원을 우선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필요 시 이 법을 활용해 정유시설 가동 확대, 에너지 기업 생산 증대, 원자재 공급 우선 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반도체, 의료 물자,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DPA가 활용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정책 차이를 두고 “한국은 소비자 가격 안정, 미국은 공급 확대라는 서로 다른 정책 목표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단기 충격 완화가 중요하고, 미국은 자국 내 생산 기반을 활용해 공급 자체를 늘리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양국 모두 정책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통제든 생산 확대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경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