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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추경이라더니…중국 관광객 40만원 지원 논란, 진짜 내용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 충격을 이유로 정부가 편성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이 정작 본래 취지와 무관한 사업들로 얼룩졌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중동전쟁 위기 극복’ 예산이라고 설명했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과 신재생에너지·전기차 보조금 같은 항목들이 대거 포함되거나 증액된 사실이 드러나며 “민생 응급처방이 아니라 정책 끼워넣기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외래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이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 명목으로 306억원이 반영됐고, 이 가운데 ‘중국발 한국지방 전세기 연계 관광상품’ 예산 100억원이 포함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 예산이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40만원 상당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중국인에 한정된 관광객 유치 예산”이라며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또,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이재명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쟁 추경이라는 핑계로 돈으로 중국인들의 환심과 표를 사려고 하다 그야말로 딱 걸렸다”며 “중국인 환대 부스와 환영 행사, 전세기 지원,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까지 281억을 나라 세금으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올렸다.

정부는 야당이 혐중 정서 자극에 나섰다면서 즉각 반박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중국 관광객 1인당 4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해당 예산은 개별 관광객에게 현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사 대상 지역관광상품 개발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제 된 ‘40만원 지원안’은 추경안 마련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검토됐지만 최종 정부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역시 “정략적 의도가 있는 주장”이라며 조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오히려 또 다른 의문을 남겼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최종안에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 왜 국회 제출 자료와 실무 설명 과정에서 혼선을 일으킬 정도로 남아 있었는지 명확히 해명돼야 한다. 실제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관련 예산을 25억원 감액해 281억원 규모로 조정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4월 7일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에서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 있겠나.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으면 삭감하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조차 세부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추경이 편성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랐다.

국민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중동 위기로 당장 기름값과 물류비, 생계비에 짓눌리는 화물차 기사·자영업자·서민을 돕겠다고 편성한 추경이라면, 왜 이렇게 많은 예산이 관광객 환대, 짐 운반, 전기차 보조금, 장기 사업 성격의 에너지 설비에 흩어져 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과 정부가 정말 억울하다면, “중국인 현금 지원은 아니다”라는 한 줄 반박에 그칠 일이 아니다. 어떤 사업이 초안이었고 어떤 항목이 최종 반영안인지, 왜 국회 제출 자료에서 이런 혼선이 생겼는지, 그리고 왜 민생 추경에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항목들이 다수 포함됐는지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