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긴장에 각국 에너지 안보 비상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확산되자 필리핀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한국 역시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며 에너지 안보 대응에 나섰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연료 공급 위기가 임박했다”며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필리핀은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로,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석유 비축분도 약 45일치에 불과해 단기 충격에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부처 합동 대응위원회를 신설하고, 연료·식료품·의약품 등 필수 물자 공급 유지 대책을 추진한다. 대중교통과 의료 서비스 유지도 주요 과제로 포함됐다. 다만 국민 생활을 직접 제한하는 조치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비상사태는 1년간 유지되며 필요 시 연장 가능하다. 정부는 러시아 등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도 병행 중이다.
특히 마르코스 대통령은 연료 부족이 심화될 경우 항공기 운항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수도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운송노조가 파업에 나설 예정이며, 정부는 트라이시클 운전자에 대한 현금 지원 등 긴급 지원책도 시행하고 있다.
▲ 한국 정부 대응…“비축·수급 관리 총력”
한국 정부도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비해 즉각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합동 ‘에너지 수급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원유 및 LNG 수급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국은 약 90일 이상 사용 가능한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공급 충격에는 대응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필요 시 비축유 방출, 수입선 다변화, 민간 정유사의 재고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LNG 도입 확대와 함께 석탄·원전 가동률 조정 등 에너지 믹스 운영도 병행 검토 중이다.
▲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 확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일본·필리핀처럼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가격 상승뿐 아니라 실물 공급 차질까지 동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항공·물류·제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며 “국민 생활에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