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당사자들의 동의도 없이 남자의 아버지가 결혼식 날짜를 잡아 만약 결혼식에 안 나타나면 사진결혼식이라도 올릴 것이라고 우기는 사건이 발생, 누리꾼들이 경악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광둥성에 사는 한 여성은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사전에 상의도 없이 10월 1일을 결혼식 날짜로 잡았으며, 만약 신랑 신부가 그날 나타나지 않으면 사진결혼식이라도 강행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남친의 아버지는 식장 예약 등으로 이미 10만 위안(약 1813만 원)의 돈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이들에게 “준비가 안 됐다는 말은 하지 말라”며 “이날 고향에 와서 무조건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남친의 아버지가 이들의 결혼식을 빨리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커플은 아버지의 뜻이 워낙 완강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이 같은 사연을 SNS에 올렸다. 이에 따라 순식간에 이 사연이 널리 퍼지고 있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결혼을 빨리 시키려는 기성세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는 너무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시아버지 될 사람이 공포스럽다. 나라면 하루빨리 그 가족에게서 도망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그런 시아버지 밑에서 살면 숨 막혀 죽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해 기성세대와 큰 갈등을 빚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중국 혼인율 역대 최저에 동부의 한 지방 정부가 결혼하는 25세 이하 여성에게 1000위안(약 18만원)을 지급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 창산현은 신부가 25세 이하일 경우 부부에게 1000위안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는 초혼에 대한 나이에 맞는 결혼과 출산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창산현은 아이를 양육하는 부부에게 보조금도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정책은 중국의 혼인·출산율이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혼인율은 680만건으로 전년 대비 80만건이나 줄어 198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의 중국인구학회 연례회의에서는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인 1.09명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지난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된 ‘한 자녀 정책’의 여파로 중국은 부유해지기 전에 늙을 수 있다는 경고가 그간 잇따랐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정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