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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탈락’ 환호하던 이란 20대, 군경이 쏜 총에 사망

이란휴먼라이츠 “자동차경적 울리며 기뻐하다 보안군 표적됐다” “이란 승리, 당국에 선물”…카타르 현지서도 시위 열기 가득

20대 이란 남성이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이란이 미국에 패한 것을 기뻐하다가 보안군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헤란 사마크(27)은 이날 이란 길란주 반다르에안잘리시에서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이 미국에 패한 데 대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기뻐하다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는 “사마크는 미국과 경기에서 이란 축구대표팀이 패배한 후 보안군의 직접적인 표적이 돼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센터(CHRI) 역시 사마크가 이란 패배를 기념하던 도중 보안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미착용 혐의로 체포돼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국내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수많은 이란인들은 자국팀 월드컵 응원을 거부해왔다. 이란 대표팀은 전날 오후 미국에 0대 1로 패해 조 3위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에 이란 전역에선 경기 종료된 이날 자정부터 패배를 기념하는 불꽃과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란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이날 늦은 오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축구에 상당히 열정적인 나라지만 이제 그들은 거리에 나와 미국전 패배를 축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직전 테헤란 거주 엘함(21)은 이란 승리는 이란 당국에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위 열기는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 현지에서도 이어졌다. 경기가 있던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 인근에는 전날 추가 보안 요원이 경기장 안팎에 배치돼 시위대 감시·감독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후반전 초반 한 무리 축구 팬들이 ‘마흐사 아미니’ 이름이 적힌 종이를 잠시 들어 올렸다가 보안 요원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원은 종이를 회수했지만 그들을 관중석에서 퇴출하진 않았다.

경기를 직관한 미국에 거주하는 한 이란인은 “모두가 이것(이란 정부 탄압)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이란에서 발언권이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 밖에서는 보안요원들과 시위대 간 대치 상황도 벌어졌다. 보안요원 3명이 반정부 시위 슬로건 ‘여성, 생명, 자유’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을 땅바닥에 눕혀 제압했다. 다른 보안요원은 두 명과 옥신각신하며 이들 뒤를 쫓았다.

정윤미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