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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北 암호화폐 탈취 대응’에 힘 쏟는 까닭

안보리 제재 ‘빈틈’에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으로 부상 “3월 한 차례 해킹으로 미사일 30여발 발사 비용 확보”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으로 거론되는 ‘암호화폐 탈취’를 차단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우리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는 17일 서울에서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을 열어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등 불법 사이버 활동 사례와 수법, 그리고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북한이 지난 3월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엑시인피니티’ 해킹을 통해 올 상반기에 탄도미사일 31발을 쏘는 데 쓴 비용(4억~6억5000만달러)과 맞먹는 “6억2000만달러(약 8286억원)를 탈취했다”며 관련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쐈다. 올해 62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는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 2006년부터 그들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다수의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2017년 12월 채택된 제2397호까지 모두 16개 결의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 안보리 결의엔 북한의 광물 수출 및 대량살상무기(WMD) 전용 가능성이 있는 물품 수입 금지, 유류 공급 제한 등의 조치가 망라돼 있다.

북한은 대내외적으론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론 제재 장기화, 그리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의 여파로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북한은 앞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간 2번째 정상회담 땐 ‘영변 핵시설을 포기할 테니 2016년 이후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중 제2270·2321·2371·2375·2397호 등 5개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측이 ‘영변 플러스 알파(+α)’를 역제안하면서 회담은 결국 결렬됐고, 이후 같은 해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실무협상마저도 최종 결렬되면서 북한 비핵화 등 문제와 관련한 북미 간 가시적 접촉은 완전히 끊긴 상태다.

이 사이 북한은 ‘촘촘한’ 대북제재망을 피해 핵·미사일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자 각국 은행·금융권 등을 상대로 한 해킹에 이어 최근엔 암호화폐 해킹과 그 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 등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엔 북한의 이 같은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이 포함돼 있지 않다.

미 정부가 북한의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에 따라 5월 안보리 회의 표결에 부쳐진 추가 제재 결의안에 북한군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커조직 ‘라자루스’를 제재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해당 결의안 채택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인 중·러 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중국·러시아를 등에 압고 안보리 제재의 ‘빈틈’을 계속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미 양국은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 채택이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각국의 독자제재를 강화·연계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날 심포지엄 역시 이 같은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암호화폐 탈취 행위 차단에 초점을 맞춘 독자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둔 상황이기도 하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 박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은 한미만이 아닌 세계적인 문제”라며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민호 기자 ntiger@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