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한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간 뒤 혼수상태로 있다가 끝내 사망했다. 이 사건에 크게 분노한 시민은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은 이란계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의 의문사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이란 곳곳에서 5일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테헤란 북부 사리에서 여성들이 항의의 표시로 히잡을 불태웠다. 영상 속 여성들은 불 앞에서 춤을 추다 불길 속으로 자신의 히잡을 던졌다. 시위대는 환호하며 응원했다.
또 다른 영상에선 시위대에 둘러싸인 여성이 히잡을 벗고 머리를 가위로 자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테헤란 집회에서는 시위대가 “머리에 쓰는 스카프도 반대, 터번도 반대, 자유와 평등은 찬성”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란 치안당국은 진압을 위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국제엠네스티는 남성 6명, 여성 1명, 어린이 1명 등 8명이 사망했으며 보안군 총에 맞았다고 전했다.
이란 북부 도시 라쉬에서 시위에 참가한 여성은 “경찰이 최루탄을 계속해서 발사해 우리 눈이 불에 타듯 아팠다”며 “그들은 나를 궁지에 몰아넣고 때렸고 나를 매춘부라고 부르면서 몸을 팔러 나온거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의 윤리의식을 단속하는 일명 ‘도덕경찰’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도록 요구한다. 또 꽉 끼는 바지나 찢어진 청바지, 무릎이 드러나는 옷, 밝은 색 옷 착용을 금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