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며 100일 넘게 이어진 중동 위기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핵심 쟁점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드러나면서 후속 협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와 이란 동결자금 해제 문제를 놓고 양측이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종전 합의가 또 다른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공식 서명 이후 60일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가장 민감한 사안인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을 두고 벌써부터 충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며 영구적인 무료 통항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통항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으며 60일 이후에는 통행료 부과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란이 강하게 요구하는 해외 동결자금 해제 역시 협상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은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동결자금 가운데 일부를 MOU 체결과 동시에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 포기와 국제사회의 검증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며 즉각적인 자금 해제에 선을 긋고 있다. 결국 전쟁은 멈췄지만 돈과 제재를 둘러싼 새로운 협상이 시작된 셈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는 또 다른 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합의가 있든 없든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독자적인 군사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과의 공조를 강조하면서도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 이란의 대리 세력에 대한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레바논 남부와 시리아 국경지대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을 필요한 기간 동안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이란이 추진하는 긴장 완화 국면과는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성사됐더라도 이스라엘이 독자 노선을 선택할 경우 새로운 군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MOU는 전쟁을 멈추는 첫 단계일 뿐,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이란 동결자금 해제, 핵 프로그램 검증, 그리고 이스라엘의 독자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복잡한 변수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