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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가 열리면 정말 도시가 살아날까? 동탄의 빈 상가가 보여주는 ‘베드타운의 역설’

경기도 동탄은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을 대표하는 신도시로 성장했다. GTX-A 개통과 SRT 동탄역 효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집값도 빠르게 상승했다. 동탄역 인근 주요 아파트는 20억원 안팎에 거래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집값 상승과 달리 지역 상권은 기대만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평일 낮 시간 일부 상가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며 공실 점포도 적지 않다. 인구는 늘었는데 상권은 왜 살아나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상당수 주민들은 새벽에 집을 나서 서울과 판교, 여의도 등으로 이동하고 밤늦게 귀가한다. 지역에서 소비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최근 신도시 상권 부진은 높은 주거비 부담과 소비 패턴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탄은 더 이상 저렴한 신도시가 아니다. 집값이 오르면서 대출 부담도 커졌다. 수억원대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외식과 쇼핑에 사용될 돈이 이자 상환으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생활용품과 식료품을 사기 위해 동네 상가를 찾았지만 지금은 쿠팡과 네이버쇼핑을 통해 대부분 해결한다. 배달앱 역시 상권 구조를 바꿨다. 음식점 매출은 유지될 수 있지만 거리를 오가는 유동인구는 크게 줄었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공급된 상가가 실제 소비 규모를 초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주민 수에 비해 상업시설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공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GTX 개통이 상권 활성화의 해답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교통이 좋아지면 출퇴근은 편해지지만 소비까지 지역에 남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울의 쇼핑과 문화시설, 대형 상권으로 소비가 더 집중되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국 도시의 경쟁력은 교통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기업과 일자리, 병원, 대학, 문화시설 등 자족 기능이 함께 갖춰져야 사람들이 낮에도 머물고 소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탄의 사례는 수도권 신도시 정책이 다시 고민해야 할 과제를 보여준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서울까지 몇 분 걸리는가”가 아니라 “그 도시 안에서 얼마나 생활이 가능한가”에 있다. 집값 상승만으로는 도시가 완성되지 않는다. 도시를 살리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일자리와 소비, 그리고 삶의 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