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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텍에서 피어나는 황혼의 청춘…제기동, 노년층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

콜라텍에서 피어나는 황혼의 청춘…제기동, 노년층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시장·다방·이발소·콜라텍이 어우러진 ‘실버 플랫폼’… “나이 들어도 사람 만나고 즐길 곳 필요해”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이 노년층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한약재 시장과 전통시장의 이미지가 강했던 제기동은 최근 들어 어르신들이 모여 여가를 즐기고 친구를 만나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실버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기동역 일대에는 전통시장과 식당, 다방, 이발소, 병원, 한의원, 콜라텍 등이 밀집해 있다. 특히 지하철 경로 우대 이용이 가능한 고령층에게는 접근성이 뛰어나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평일 낮 시간 제기동 거리는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성수동이나 홍대 못지않게 활기가 넘친다. 다만 주인공은 20~30대가 아닌 60~80대 시니어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콜라텍이다.

수백 명의 어르신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운동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단순한 춤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사교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이용객은 “집에 혼자 있으면 우울해지기 쉬운데 이곳에 오면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나이가 들어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은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간이 단순한 오락시설을 넘어 건강과 정신적 안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제기동의 또 다른 경쟁력은 비교적 저렴한 생활비다.

시장과 식당, 다방 등을 이용해도 하루 수만 원 이내에서 식사와 여가를 해결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적다. 병원과 약령시장, 경동시장도 가까워 장보기와 진료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제기동은 단순한 상권이 아니라 노년층을 위한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고령사회가 본격화될수록 제기동과 같은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고령층이 단순히 복지 서비스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여가를 즐기며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기동을 찾는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청춘은 끝나지 않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누군가는 시장을 보기 위해 찾고, 누군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며, 또 다른 누군가는 춤과 음악을 즐기기 위해 제기동을 찾는다. 서울 한복판에서 백발의 청춘들이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가는 공간. 제기동은 오늘도 수많은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