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에 거주하는 교민들 사이에서는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구입해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2010년대 후반부터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낮은 환율과 미국 현지 할인 혜택 덕분에 한국에서 신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26년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했고 미국 내 차량 가격도 전반적으로 인상됐다. 여기에 미국 현지 세금과 등록비, 한국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까지 더하면 과거처럼 가격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과거 미국 구매가 유리했던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050~1,200원 수준을 유지해 같은 차량이라도 원화 환산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제네시스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쳤고, 제조사 리베이트와 딜러 할인, 저금리 금융상품, 리스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실구매 가격이 크게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026년 6월 기준 원·달러 환율은 약 1,50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5만 달러짜리 차량을 구매할 경우 과거 환율 1,100원을 적용하면 약 5,500만 원이었지만, 현재 환율에서는 약 7,500만 원으로 환산된다. 환율 차이만으로도 약 2,000만 원의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국 차량 가격 자체도 과거보다 크게 올랐다. 여기에 미국에서 차량을 구입할 때는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MSRP)만 내는 것이 아니다. 버지니아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판매세(Motor Vehicle Sales and Use Tax), 등록비, 번호판 비용, 딜러 서류 처리비(Dealer Processing Fee) 등이 추가된다. 따라서 실제 구매 금액은 소비자가 처음 확인하는 차량 가격보다 수천 달러 높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차량을 한국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해상운송비와 해상보험료를 비롯해 통관 절차, 검사 및 인증 비용, 등록 비용 등이 추가되며, 차량의 사용 이력과 반입 조건에 따라 적용되는 세금이나 인증 절차도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미국 판매가격만 비교해서는 실제 비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사례를 보면 동일한 제네시스 GV70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구입할 경우 현재 환율과 현지 세금 등을 포함한 실구매 비용이 약 8천만 원 안팎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취득세 등을 포함해 약 6천만 원 전후에 구매할 수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차량 사양과 옵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재 환율에서는 한국 구매가 수천만 원 가까이 유리한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미국에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항상 불리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계속 차량을 사용할 예정이거나 제조사의 리스 및 금융 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경우, 또는 현지 중고차 시세가 높아 차량 가치가 유지되는 시기에는 미국 구매가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경험만 믿고 미국 구매를 결정하기보다는 환율과 현지 세금, 운송비, 통관 비용, 인증 절차까지 모두 포함한 총비용을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때는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구입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이 대표적인 절약 방법으로 꼽혔지만, 2026년 현재는 높은 환율과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인해 대부분의 경우 한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