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강제노동 관세’를 한국에 12.5%로 최종 확정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보다 더 큰 관심은 조만간 발표될 ‘과잉생산(Overcapacity) 301조 관세’에 쏠리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충분히 차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60개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일본, 스위스와 함께 12.5% 세율을 적용받으며,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은 제외됐다.
정부는 이번 관세와 향후 발표될 과잉생산 관세를 합한 최종 부담이 지난해 한미 무역합의에서 확보한 15% 관세 상한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미국도 기존 무역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통령실은 “강제노동 관세와 과잉생산 관세를 모두 포함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과잉생산 301조 조사는 진행 중이며, 정부 보조금과 과잉 생산능력이 미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최종 세율이 결정될 전망이다.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방미 중인 여야 의원들은 미국 의회 관계자들에게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약속하며 25%였던 관세를 15%로 낮춘 만큼 추가 부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집중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과 무역법 122조에 이어 301조까지 활용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관세를 유지하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최종 관세가 15%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이는 한미 FTA 체제와 비교하면 상당한 부담 증가를 의미한다.
한미 FTA 시행 이후 대부분의 한국산 공산품은 미국에 사실상 무관세(0%)로 수출돼 왔지만, 15% 관세가 적용되면 이전보다 관세 부담이 15%포인트 늘어난다. 100만 달러를 수출할 경우 과거에는 관세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최대 15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국제적으로 보면 한국은 가장 불리한 수준은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대만은 약 10% 수준이지만, 한국은 일본·스위스와 비슷한 그룹에 속하며 중국 등 일부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반적인 미국의 평균 수입관세가 약 2~3%, 선진국 평균도 3~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5%는 통상적인 관세보다 3~5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15%를 ‘마지노선’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투자 확대 등을 조건으로 당초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앞으로 발표될 과잉생산 301조 관세까지 포함하더라도 최종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미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