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배송 차질과 선거 관리 부실로 큰 혼란을 겪은 페루가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무너진 선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지난 4월 1차 대선에서는 후보가 35명을 넘어서면서 가로 44㎝, 세로 42㎝에 달하는 초대형 투표용지가 사용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투표용지 배송이었다. 선거 자재 운송을 맡은 민간업체가 수도 리마 일부 지역에 투표용지를 제때 전달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고도 투표하지 못했다. 선관위(ONPE)가 일부 지역 투표를 하루 연장했지만 리마에서만 약 6만3300명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표 과정에서도 혼란은 계속됐다. 리마의 한 쓰레기통에서 투표함이 발견되며 부정선거 의혹이 확산됐고, ONPE 본부는 압수수색을 받았다. 결국 피에로 코르베토 선관위원장이 사임했으며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도 이어졌다. 개표 결과 발표 역시 한 달 가까이 지연되면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됐다.
결선에서는 우파 성향의 후지모리 후보와 좌파 성향의 산체스 후보가 맞붙는다. 후지모리는 치안 강화와 외국인 투자 확대를, 산체스는 부의 재분배와 국가 역할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약 50만 명 규모의 비공식 광부 집단이 주요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나오더라도 투표권 박탈 논란과 선거 관리 실패의 후유증으로 당선자의 정통성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여진다. 최근 10년간 정국 불안이 반복된 페루에서 이번 결선은 차기 대통령 선출뿐 아니라 선거 제도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시험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