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과는 다르지만 가계·기업 충격 경고
20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13원을 돌파하고 미국 국채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 리스크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혹시 또 IMF 외환위기 같은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중 1513원 선까지 상승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채 30년물 금리 역시 5.1%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급등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사실상 “고금리가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분위기다.
▲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 경우 한국 경제가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까지 급등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과 수입물가 상승, 가계 부담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환율 상승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원유·가스·곡물 등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환율 급등은 곧 물가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대출금리까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과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의 부담도 한층 커질 수 있다.
▲ IMF, 또 오나?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당시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부족했고 단기 외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 반면 현재 한국은 세계 상위권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은행들의 외화 건전성 규제도 과거보다 훨씬 강화된 상태다. 또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가능성, 국제 신용등급 유지 등도 당시와 다른 부분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IMF급 국가부도 가능성은 낮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충격은 매우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환율과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침체, 소비 위축, 기업 투자 감소, 청년 취업난 심화 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원·달러 환율이 1520원 이상?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과 중동 정세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만약 국제 유가가 추가 급등하고 미국이 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낼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20원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역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최근까지 “과도한 쏠림 현상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며 시장 안정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자금 흐름 자체가 달러 강세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정부 개입만으로 환율 상승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한국 경제가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삼중 압박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느냐가 향후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