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사실상 최종 단계에 들어가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거대한 단일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통합이 장기적으로 항공권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Korean Air과 Asiana Airlines은 지난 1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16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하게 된다. 약 5년 6개월간 이어진 대형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대한항공 측은 합병을 통해 노선망과 슬롯(공항 이착륙 권리), 항공기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 인력과 해외 지점 운영 비용을 줄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일리지와 IT 시스템 통합으로 운영 효율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우려가 더 크다.
국내 대형 항공사(FSC) 시장이 사실상 단일 체제로 재편되면서 경쟁 약화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선 주요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차지하던 점유율이 압도적이었던 만큼, 합병 이후 항공권 가격 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주·유럽·동남아 주요 노선에서는 두 항공사가 경쟁하며 가격 할인과 서비스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통합 이후에는 동일 노선에서 경쟁 자체가 사라지게 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 경쟁자가 쉽게 등장하기 어렵다”며 “통합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마일리지 문제?
현재 양사의 마일리지 가치와 사용 체계가 다른 만큼, 통합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들의 실질적 가치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들 사이에서는 “통합 이후 좌석 예약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서비스 질 저하 가능성?
경쟁 체제에서는 좌석 서비스, 기내식, 수하물 정책, 고객 응대 등에서 차별화 경쟁이 이뤄졌지만,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경우 비용 절감 중심 경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들면 소비자는 불편해도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워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내선과 일본·동남아 단거리 노선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존재하지만, 장거리 국제선에서는 사실상 대한항공 중심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공정거래 당국은 독과점 우려를 의식해 슬롯 반납과 일부 노선 조정 등을 조건으로 승인 절차를 진행해왔지만, 소비자 단체들은 보다 강력한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합병 이후 실제 운임 변화와 서비스 수준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감시할 필요가 있다”며 “독점적 구조 속에서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통합으로 한국 항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소비자 부담 증가라는 그림자 역시 동시에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