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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선거구 재조정 찬반 투표 ‘격돌’… 게리맨더링 논란 속 한인사회 목소리 키워야

버지니아주에서 2026년 중간선거의 지형을 결정지을 ‘선거구 재조정 헌법 개정안(Redistricting Referendum)’ 국민투표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61만 9,000명이 넘는 유권자가 사전 투표를 마치며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이번 투표는 특정 인물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라, 주 의회가 선거구를 다시 획정할 권한을 가질지 결정하는 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투표이다. 결과에 따라 하원 의석수가 요동칠 수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텍사스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진행된 공격적인 선거구 획정에 대응하기 위해 ‘눈에는 눈’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버지니아의 인구 변화를 정확히 반영하고, 연방 차원의 의회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이번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조정 국면은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통상 선거구는 10년에 한 번 재조정되지만,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공화당원들에게 11월 선거에서 당에 유리하도록 새 지도를 구상할 것을 독려하며 연쇄 반응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재조정 노력 끝에 공화당은 텍사스,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에서 총 9석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와 유타에서 총 6석을 추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버지니아에서 추가로 4석을 확보한다면 현재 공화당의 근소한 다수당 지위를 뒤집기에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공화당은 이번 시도를 전형적인 게리맨더링이자 ‘권력 찬탈’로 규정했다. 2020년 합의했던 초당적 선거구재조정위원회 약속을 민주당이 스스로 깨뜨렸다는 비판이다. 특히 새 지도가 도입될 경우 공화당 의석이 단 1석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법적 소송과 함께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커지고 있다. NAACP 버지니아 주 지부 지도자들은 ‘민주주의를 위한 정의 정치활동위원회(Justice for Democracy PAC)’가 허위 정보와 시민권 운동 이미지를 도용해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리치먼드의 매기 L. 워커 기념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특정 단체가 배포한 우편물의 메시지와 자금 조달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치열한 정치적 공방 속에서도 유권자들의 투표 편의를 돕기 위한 행정적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페어팩스 카운티는 모든 시민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했다.

조기 투표는 4월 18일(금)에 마감되며, 정부 청사를 포함한 16개 위성 투표소에서 참여할 수 있다. 휠체어 출입이 자유로운 ‘배리어 프리’ 환경은 물론, 시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 기기와 점자 키패드, 오디오 안내 헤드셋 등 첨단 장비가 비치되어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를 위해 차 안에서 투표할 수 있는 ‘커브사이드 서비스’도 제공된다. 도움이 필요한 유권자는 전화(703-324-5049)나 웹사이트(FairfaxCounty.Gov/Elections)를 통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주민투표는 한인 밀집 지역의 선거구가 어떻게 나뉘느냐를 결정하기에 한인 사회의 정치력 영향력에도 중대한 사안이다. 버지니아의 공정한 선거 환경과 우리 사회의 정치적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 오는 4월 21일 본 투표까지 한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고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