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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투표법 개정] “참정권 보장 vs 보안 우려”…우편·전자투표 도입 놓고 여야 시각차

토론회를 개최한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재외국민의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그러나 우편·전자투표 도입을 둘러싸고 여야 간 온도차도 드러났다.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재외국민의 실질적 참정권 보장을 위한 우편·전자투표 도입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줌(Zoom)과 유튜브를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대학 교수(이론), 재외동포 지도자(현장 경험), 국회의원 및 중앙선관위 관계자(입법·행정)가 함께 참여해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두고 열띤 논의를 펼쳤다.

▲ 김경협 청장 “한 표 행사에 100만원…이게 정상인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개회사에서 “재외선거 도입 14년이 지났지만 재외동포들은 수백~수천km를 이동해야 하며 2박3일에 50~100만원 비용이 든다”고 재외국민 투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강하게 지적했다.

김 청장은 “리스크 없는 완벽한 제도는 없다. 우편투표나 전자투표에 대해 우려가 있지만 국민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선관위의 의지와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또한 “선관위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1년 이상 걸리는 만큼 올해 안에 결론이 나야 차기 총선 적용이 가능하다”고 조속한 국회 입법을 촉구했다.

▲ 여야 공감대 속 ‘접근 방식’은 차이

민주당 측은 적극적인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강 외통위원장은 “참정권 보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신뢰성만 확보된다면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영배 간사는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에 맞는 참정권은 속히 방법을 찾아 실행 되어야 한다”며 차기 총선 전에 해결할 것을 원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석기 위원장은 “보안·현실 문제부터 해결해야 된다”면서 “우편투표는 분실 가능성, 전자투표는 해킹 등 조작 우려가 있다”며 제도적 리스크를 강조했다.

김석기 의원은 또한 “당장 가능한 것부터 하자”며 투표소 확대로 접근성 개선 등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즉, 재외국민 참정권 확대 필요성에는 여야 모두 공감했지만 언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두고는 입장 차가 뚜렷했다.

왼쪽부터 이재강,김석기 의원, 김경협 청장, 김건 의원

▲ “선진국은 이미 시행”…전문가들, ‘도입 필요성 강조’

이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해외 선진국 사례를 근거로 우편·전자투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으로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는 “미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은 이미 우편투표 등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신청 단계에서 자격 검증을 하고 있으며, 부정투표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자필 서명, 참관인 제도 등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늦은 후보 선정과 제한된 선거운동 기간은 재외국민의 의사결정뿐 아니라 우편투표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 확보에도 장애가 된다”며
제도뿐 아니라 국내 정치환경 자체의 문제도 지적하면서 ‘공직선거법 개정과 병행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은영 전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에스토니아 사례를 중심으로 “선거의 원칙을 기존 종이투표 중심이 아니라 전자투표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통제가 아니라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 보장이 더 본질이라는 의미다.

이날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을 종합해보면 ▲ 선진국은 이미 다양한 투표 방식 운영 ▲ 부정·보안 문제는 제도적으로 관리 가능 ▲ 공직선거법 등 정치 환경 개선 병행 필요 ▲ 전면 도입보다 단계적·병행 도입도 현실적이다. 등이다.

Zoom으로 참석한 고상구(세한총연), 서정일(미주총연)회장

▲ 재외동포 “사전신고 폐지·전자투표 도입해야”…선관위 “신중 검토 필요”

화상으로 토론회에 참여한 재외동포들은 사전신고제 폐지와 전자투표 도입을 강하게 요구했다.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장은 “인터넷 사전신고가 어려운 고령층은 투표 자체를 못 한다”며 “국내처럼 현장 투표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투표를 위해 며칠을 이동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투표율이 10~20%에 머문다”며 전자·우편투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강호성 중앙선관위 재외선거팀장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강호성 재외선거팀장은 “우편투표는 허위·대리신고, 배달 문제로 신뢰성 우려가 있다”며 “전자투표 역시 국가별 통신망 문제로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백, 수천 킬로미터를 넘어 때로는 2박 3일의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해야만 비로소 행사할 수 있는 한 표. 이날 국회에서 시작된 논의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흩어진 700만 재외동포를 다시 하나로 잇는 민주주의의 다리를 놓는 과정이다.

재외국민 참정권에 대한 김경협 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이날 토론회는 향후 국회에서 재외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 여부가 실질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