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문서를 불법 반출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판이 13일(현지시간) 연방 법원의 기소 인부 절차로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사건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될까.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유력 후보인 트럼프 본인은 물론 전세계도 관심이 쏠리는 이 사건의 향후 일어날 일들을 로이터통신이 정리했다.
◇ 당장 다음에 일어날 일은
재판이 열리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연방 검찰은 트럼프의 변호인단에 증거를 넘겨주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는 트럼프의 변호사와 미국 국립기록원, 검찰이 문서를 놓고 흥정을 벌이면서 수년간 주고받은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트럼프의 변호인단은 아마도 그가 서류를 가져가기 전에 기밀을 해제했다고 주장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이 사건을 기각하기 위한 청구서(motion)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로이터는 형사 사건에서 청구서는 좀처럼 그 목적대로 성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피고인들은 판사에게 그들의 사건이 배심원 평결도 받지 못할 정도로 너무 얼토당토않게 기소된 것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미칠 영향
트럼프에 적용된 혐의는 간첩법 위반, 사법방해 공모, 수사관에게 허위 진술 등이다.
그 중 어느 것도 유죄 판결이 난다 해도 트럼프의 선거운동이나 취임을 자동으로 막지 못한다. 현재 공화당 유권자의 81%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를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공격을 받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현 상황을 도리어 선거 자금 모금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 이 사건은 언제 재판에 회부되나
검찰을 지휘하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트럼프가 빠르게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떤 재판도 수개월이 걸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하고 이 사건을 정치적 동기가 있는 ‘마녀사냥’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의 신속재판법(speedy trial act) 등에 따라 트럼프 경우도 100일 이내에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복잡한 사건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당사자들은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고 판사 앞에서 법적 논쟁을 벌이면서 기한을 연장하려 들 것이라고 보았다.
◇ 트럼프가 증언대에 설 수 있을까
이는 본인에게 달렸다. 형사 피고인들은 증언할 필요가 없으며, 증언대에 섰다가 검찰의 반대 심문을 받는 것의 위험성 때문에 거의 증언대에 자발적으로 서지 않는다. 트럼프는 작가 진 캐롤과의 성폭행 및 명예 훼손 최근 민사 재판에서 증언하지 않았다.
◇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면 어떻게 될까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검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미국 법무부는 행정부의 일부이고, 대통령은 미국의 최고 연방 법 집행관리다.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수십 년된 정책을 가지고 있다. 다만 미국 법무장관의 승인을 받아 ‘특별한 상황’에서만 이 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밑에서 임명된 메릭 갈랜드 법무 장관이 그 정책을 무시하고 트럼프의 기소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항해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그를 해고하고 다른 장관을 지명할 수 있다.
권영미 기자 kym@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