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청년들의 취업난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청년 고용률이 2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에서도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실업률과 불완전 취업률이 높아지면서 ‘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취업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 문제를 단순히 ‘눈높이가 높아서’라는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구조 변화와 기업 채용 방식, 인공지능(AI) 확산 등 구조적인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는 2,915만4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3천 명 증가했다. 그러나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70.2%로 소폭 낮아졌다. 특히 15~29세 청년 취업자는 약 19만7천 명 감소했고 청년 고용률은 43.9%로 떨어졌다. 청년 고용률은 2024년 중반 이후 2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크게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의 상당 부분을 고령층이 차지하면서 “은퇴한 부모는 다시 일터로 나가고 대학을 졸업한 자녀는 취업을 준비하는 상황”이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히 청년들이 일을 하지 않아서 생긴 현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제조업과 건설업 등 청년층이 사회에 처음 진입하는 대표적인 산업의 고용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24개월 연속 줄었고 건설업 역시 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공개채용보다 수시채용과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면서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결국 경력이 없는 대학 졸업생은 첫 직장을 얻기조차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온라인 기사 댓글에서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한다”, “눈높이가 너무 높다”, “생산직은 사람이 부족한데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방 산업단지나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 역시 단순히 청년들의 의식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임금 격차, 주거비 부담, 열악한 근무환경, 복지 수준, 장시간 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 입장에서는 첫 직장이 앞으로의 경력을 결정하는 만큼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올해 6월 미국 전체 실업률은 4%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20~24세 청년 실업률은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조사에서는 최근 대학을 졸업한 청년 가운데 상당수가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불완전 취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라고 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쉽게 구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미국에서도 기업들은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현장 교육과 멘토링이 줄어든 것도 신입 채용 감소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교육비를 줄이고 즉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AI 확산 역시 청년 고용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신입사원이 맡았던 자료 조사와 문서 작성, 단순 코딩, 고객 상담 등 반복 업무를 생성형 AI가 상당 부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초급 사무직 채용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AI를 개발하거나 활용하는 고급 기술 인력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노동시장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청년 일자리 정책도 단순한 취업 지원금 지급보다 첫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에는 신입사원 교육과 채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대학은 산업 현장과 연계한 실무교육과 장기 인턴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역시 임금과 복지, 근무환경 개선 없이는 청년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령층 취업 증가 역시 반드시 긍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상당수 고령층은 부족한 연금과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고 있다. 즉, 청년은 첫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고령층은 생계를 위해 계속 일하는 구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청년 취업난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도 대학 졸업장이 과거만큼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AI와 산업구조 변화, 경력직 중심 채용이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 개인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이 첫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은 신입을 육성하는 문화를 회복하며, 대학은 현장 중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