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연장에서 총격 테러사건이 발생,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한 용의자는 심문 과정에서 50만 루블(약 730만원)을 약속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RT 방송의 편집장인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23일(현지시간) 테러 공격에 가담한 혐의로 구금된 용의자가 “50만 루블을 약속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영상을 텔레그램에 게재했다.
용의자는 돈의 절반이 자신의 은행 계좌로 선입금됐고, 나머지는 범행 이후 이체되기로 약속됐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자신을 1998년생이라고 밝히며 본인이 테러 공격을 사주한 이들로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고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모냔은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모스크바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가 14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당국이 발표한 공식 사망자 수는 115명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 사건의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도주할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과 리아노보스티(RIA)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23일(현지시간) 전국민 연설에서 테러에 가담한 용의자들이 전원 붙잡혔다면서 공격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이들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용의자들이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측 일부 사람들이 준비했다는 예비 정보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은 오는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한편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IS-호라산(IS-K)이 러시아를 공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발생한 ISIS-K의 테러 공격은 한편으론 갑작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이 단체는 최근 몇 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키워왔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인 수판 센터의 콜린 클라크는 “ISIS-K는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에 집착해 왔으며, 종종 푸틴을 비판하는 선전을 해왔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도 “러시아가 정기적으로 무슬림을 탄압해온 사실에 ISIS-K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지난 2014~2016년 시리아 내전 당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 나갔지만, 현재는 중동에서 이렇다 할 세력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IS의 잔존 세력이 아프간 지부인 IS-K를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