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운전자가 자리를 비운 이륜차에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배달업계에서는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제도 개선은 늦었을 뿐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그동안 배달 오토바이의 불법 주정차는 사실상 단속의 사각지대였다. 운전자가 현장을 떠나면 범칙금을 부과할 방법이 없어 인도와 횡단보도, 교차로 모퉁이, 소방시설 주변까지 오토바이가 무분별하게 세워지는 일이 반복됐다. 이 때문에 보행자는 차도로 내려와 걸어야 했고, 운전자들은 시야가 가려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에게는 불법 주정차된 오토바이 한 대가 생명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는 인도를 이용하지 못해 차도로 우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운전자 역시 골목이나 교차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를 뒤늦게 발견하는 위험한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배달원들은 “합법적으로 세울 곳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지적은 분명 일리가 있다. 실제로 도심 상권에는 이륜차 전용 주차공간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불법 주정차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자동차 운전자도 주차 공간이 없다고 인도나 횡단보도에 차량을 세우면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이륜차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불합리를 바로잡는 첫걸음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운전자가 현장에 없어도 일반 지역은 3만 원, 소방시설 주변과 노인·장애인보호구역은 6만 원, 어린이보호구역은 9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이륜차도 동일한 교통질서를 적용받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 개선이다.
물론 제도 시행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배달 수요가 많은 상업지역에 단시간 정차가 가능한 이륜차 전용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단속과 인프라 구축은 함께 가야 한다. 배달원들이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서도, 이를 벗어난 불법 주정차는 예외 없이 단속하는 원칙이 필요하다.
배달 서비스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불법 주정차된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