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와 함께 결혼식 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하객 1명이 결혼식에 참석하는 데 평균 64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용 부담 때문에 청첩장을 거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영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과 미국 역시 결혼식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하객은 물론 신랑·신부까지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한 테스코은행 조사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의 31%는 비용 부담 때문에 결혼식 초대를 거절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영국 하객 1명이 결혼식 한 번 참석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약 316파운드(약 64만 원)로 조사됐다. 축의금과 교통비, 숙박비, 의상, 미용비는 물론 총각·처녀 파티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일부는 한 번의 결혼식 참석에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에는 특급호텔과 고급 호텔 예식이 늘어나면서 하객들의 부담도 예전보다 커졌다. 서울 주요 호텔의 경우 하객 1인 식대가 10만~15만 원 이상인 곳이 적지 않으며, 이에 따라 축의금도 10만 원 이상을 준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교통비와 의류·미용비 등을 더하면 결혼식 한 번 참석에 15만~3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경우도 흔하다. 같은 달 결혼식이 여러 차례 겹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장거리 이동 비용이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힌다. 국토가 넓어 다른 주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할 경우 항공권과 숙박비, 렌터카, 식사, 선물 비용 등이 추가된다. 또한 총각파티와 처녀파티 문화가 일반적이어서 하객들의 지출 규모는 더욱 커진다. 장거리 결혼식의 경우 한 사람이 500~1,500달러(약 70만~200만 원 이상)를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높아진 예식 비용은 신랑·신부의 선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뿐 아니라 영국과 미국 등에서도 결혼식을 생략하거나 간소하게 진행하는 부부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혼인신고만 마치고 가족들과 식사만 하는 방식이나, 절·성당·교회 등에서 소규모 예식을 올리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결혼식에 수천만 원을 쓰기보다 그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신혼집 마련, 미래 자금으로 활용하는 부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고물가와 주거비 상승으로 신혼부부의 부담이 커지면서 화려한 예식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은 여전히 인생의 중요한 행사지만, 이를 기념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규모와 형식을 중시하기보다 자신들의 경제적 상황과 가치관에 맞는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객과 신랑·신부 모두에게 부담이 커진 지금, 결혼 문화 역시 현실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