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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위험수위 도달”…망국적인 부동산 시장 대신 ‘빚투 주식시장’ 만들 건가

이재명 대통령이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식투자를 통한 자산 형성을 독려하고 있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생산적인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자본시장 육성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투기 열풍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반도체주 급락, 환율 불안 등이 겹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용융자와 미수거래를 이용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손실이 급증하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600억 원대를 넘어섰고, 누적 반대매매 규모는 1조 원을 웃돌고 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23년 영풍제지 사태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매수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강제 청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 겜블에 가까운 레버리지 ETF 허용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는 점이다.

원래 국내 ETF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해야 했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는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올해 제도 개정을 통해 국내 대표 우량주를 대상으로 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를 허가했다.

▲ 레버리지 투자란
자기 자본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1,000만 원으로 2,000만 원, 3,000만 원 규모의 투자 효과를 내는 구조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확대되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같은 비율로 확대된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 상승하면 20%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10% 하락하면 20% 손실을 입는다. 손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ETF 운용사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매도에 나서고, 상승하면 다시 추가 매수를 진행한다. 결국 상승장에서는 상승을, 하락장에서는 하락을 더욱 키우는 구조다.

정상적인 투자라면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 배당, 산업 전망 등을 분석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업 가치 투자보다 단기적인 가격 방향 맞히기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투자인가, 합법적 도박인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 정책적 모순
정부는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불로소득이라는 강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극도로 높은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인 기업 투자와 단기 레버리지 투자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기업 성장에 투자하는 것은 생산적인 자본 공급이지만, 빚을 내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투자는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

▲ 가장 우려되는 2030세대
주택 가격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투자에 쉽게 노출된다. 최근에는 마이너스통장까지 활용해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들은 주식투자를 인생역전의 사다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버리지는 성공하면 영웅이 되지만 실패하면 빚만 남는다. 원금 손실은 물론 이자 부담과 신용등급 하락, 반대매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코스피는 지정학적 위험, 미국 반도체 업종 조정, 환율 변수, 레버리지 ETF 수급, 반대매매 물량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빚투가 늘어난 시장에서는 작은 악재 하나가 연쇄 반대매매를 촉발하고, 이것이 다시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대안이 빚을 내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시장이어서는 안 된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면서 동시에 고위험 금융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자칫 ‘망국적인 부동산 시장’을 ‘망국적인 빚투 주식시장’으로 바꾸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원한다면 레버리지와 신용투자를 부추기는 환경보다 장기 투자와 건전한 자산 형성 문화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재외국민신문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