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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적자에도 요양사업 확대하는 보험사들…“초고령사회 선점 경쟁 본격화”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보험업계의 사업 지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보험상품 판매에 집중했던 보험사들이 최근에는 요양시설과 실버타운, 돌봄 서비스까지 직접 운영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삼성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은 아직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요양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단기 수익보다는 미래 시장 선점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분석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라이프다.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서울 서초·강동·은평과 경기 광교·위례 등 수도권 5개 지역에서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평창동 실버타운과 데이케어센터 사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월 이용료가 300만 원을 훌쩍 넘지만 대부분 시설이 만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역시 2024년 신한라이프케어를 설립한 이후 올해 초 경기도 하남에 첫 요양시설인 ‘쏠라체 홈 미사’를 개소했다. 서울 은평과 위례, 부산 해운대 등에도 추가 시설 건립을 추진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자회사 삼성노블카운티를 통해 국내 최초의 대형 실버타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문을 연 용인 노블카운티는 보증금 수억 원과 월 생활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입주 대기 수요를 유지하며 국내 고급 실버타운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저출산 영향으로 신규 보험 가입자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 인구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 이후에도 건강관리와 돌봄, 주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고객과의 관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요양시설 사업은 대규모 토지 매입과 건축비, 전문 인력 확보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 실제로 업계 선두인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고, 신한라이프케어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2035년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요양과 간병, 실버주택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적자를 단순한 손실이 아닌 미래 투자로 평가한다. 일본의 경우 보험사들이 요양과 간병 사업을 핵심 수익원으로 육성한 사례가 이미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익을 내기보다 운영 경험과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는 단계”라며 “향후 10년 동안 실버산업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경쟁은 단순히 노인복지 시장 진출을 넘어 초고령사회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둘러싼 선점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