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만 재외동포, 한국 경제의 숨은 버팀목
*관광·송금·투자까지 연간 수십조 원 효과
*년간 송금액만 11조 5천억 원
최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서정일 회장이 재외동포 관련 예산을 1조원으로 증액 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그런데 재외동포청 예산 증액 논의가 나올 때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같은 질문을 던진다. “재외동포들이 한국에 세금을 얼마나 내는데 예산을 늘려야 하느냐.”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최근 여의도포럼에서 “예산 증액 이야기만 나오면 재외동포들이 세금을 얼마나 내냐고 반문하는 의원들이 많은데, 그분들은 재외동포들의 경제적 기여를 모르고 하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 실제로 숫자를 보면 재외동포 사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현재 전 세계 재외동포는 정부 추산 약 720만 명이다. 하지만 2026년 재외동포청 예산은 1,127억 원에 불과하다. 이를 재외동포 1인당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1만6천 원 수준이다.
반면 대한민국 정부의 연간 총예산을 국민 수로 나누면 내국민 1인당 약 1,400만 원 수준의 정부 예산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김 청장은 “재외동포 1인당 지원액은 내국민의 10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적어도 현재의 10배 수준인 1인당 14만 원 정도까지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재외동포 예산은 1조 80억 원이 적정 수준이다는 이야기이다.
▲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재외동포들이 한국 경제에 가져오는 실질적인 경제 효과다.
미국 워싱턴DC의 퓨리서치센터가 세계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거주 한인 동포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연간 약 37억2,300만 달러(약 5조 5,845억 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이 전 세계 해외동포들로부터 받은 전체 송금액 약 77억 달러(11조 5,500억 원)의 48% 수준이다.
특히 미주동포들의 송금액만 보더라도 재외동포청 연간 예산 1,127억 원(약 7,500만 달러)의 약 50배에 달한다.
재외동포들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방식은 송금만이 아니다.
재외동포청과 관광업계에 따르면 매년 80만~100만 명의 재외동포가 한국을 방문한다.
방문객 1인당 평균 2,000~3,000달러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소비 규모는 20억~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7천억~4조 원에 이른다.
이 소비에는 숙박, 음식, 교통, 쇼핑뿐 아니라 건강검진, 치과 치료, 성형외과, 한방치료 등 의료관광 비용도 포함된다.
또한 재외동포들은 상속과 증여, 국내 부동산 투자, 예금, 주식 투자, 창업, 사업 파트너십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경제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은퇴 세대가 국민연금 수령과 가족 돌봄을 위해 장기 체류하면서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소비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이러한 소비와 투자, 송금, 사업 활동을 모두 합칠 경우 재외동포들의 연간 경제 효과가 수십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1,230억 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재외동포들의 송금과 소비, 투자 역시 이러한 외화 유입과 경제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결국 재외동포 정책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20만 동포를 한국 경제와 연결하는 투자이자 국가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유럽, 동남아 각국의 한인사회는 K-푸드, K-뷰티, K-콘텐츠,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720만 재외동포를 위해 사용하는 예산은 1,127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한인사회가 한국으로 보내는 연간 송금액의 2%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외동포를 단순히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로 볼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의 또 다른 경제 영토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재외동포 정책의 방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얼마나 세금을 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대한민국에 기여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