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배송 지연 사태, 한국 이야기가 아니다”
10년 간 대통령이 9번 바뀐 나라, 페루가 최근 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배송 지연과 개표 혼선·선거 관리 부실 논란으로 다시 한 번 정치적 불안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수만 명의 유권자가 제때 투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선거 당국은 단순 행정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의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다. 페루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대통령이 무려 9번이나 교체됐다. 정권 교체가 아니라 실제 국가 지도자가 탄핵과 사임, 부패 수사, 의회와의 충돌로 연이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2016년 당선된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로 사임했고, 뒤이어 취임한 대통령도 의회 탄핵 위기에 몰렸다. 이후 임시 대통령들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대규모 시위와 정치적 반발로 단 며칠 만에 물러난 사례도 있었다. 2022년에는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가 탄핵당한 뒤 곧바로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치학자들은 페루를 “선거는 있지만 정치적 안정은 없는 나라”라고 평가한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뒤집히고 국가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경제 성장의 발목도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 역시 단순히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절차가 아니라 무너진 선거 신뢰와 정치 시스템을 복원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10년 동안 대통령이 9번 바뀐 나라. 페루 국민들은 지금 또 한 번 역사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