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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낙마”…한국과 미국의 인사청문회, 무엇이 다른가? [박동우 칼럼]

대통령이 결국 이혜훈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당연하고 마땅하다. 하지만 정권마다 되풀이 되는 부실한 사전 검증 과정과 바뀌지 않는 수준 낮은 우리 청문회 제도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나라 인사청문회는 2000년 6월 제16대 국회가「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하면서 도입되었다. 이 법에 따라 국무총리(이한동)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열렸다. 나는 당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각종 제보에 대한 현지 조사 등의 검증 과정에 참여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백악관 차관보급 직위를 가졌던 내 친구 Joe Pak 위원은 미국 연방 인사 시스템(Federal Vetting System)의 ‘냉혹한’ 사전 검증 과정을 거쳐 2009년 연방 상원의 인준을 통과 해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으로 임명되어 2013년까지 활동했다.

우리나라의 인사청문회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미국 사례가 언급된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청문회 논란이 적을까? 그것은 지명 전 사전 검증 과정(The Pre-nomination Process)에 있다.

미국 인사청문회 시스템은 단순히 ‘청문회 당일’의 질의 응답에 집중하기보다 그 이전 단계인 ‘강도 높은 사전 검증(Pre-clearance)’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고위 공직자 임용 과정은 크게 ‘지명 전 단계 → 지명 단계 → 상원 인준 단계’로 나뉜다. 여기서 핵심은 ‘사전 검증’ 과정이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후보자를 발표하기 전, 다음과 같은 엄격하고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통상 수주에서 수 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 FBI(연방수사국) 조사
후보자의 과거 행적, 범죄 기록, 대인 관계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한다. 후보자의 이웃, 전 직장 동료, 심지어 전 배우자를 인터뷰하기도 한다.
● 국세청(IRS) 세무 조사
최근 수년간의 세금 신고 내역을 정밀 분석하여 탈세나 세금 미납 여부를 확인한다.

● 3대 핵심 서류 작성 후보자는 다음의 방대한 서류를 작성해야 하며, 여기서 허위 사실이 발견되면 즉시 낙마하거나 사법 처리 대상이 된다. 1.SF-86 (Standard Form 86): 국가 안보 관련 직무를 위한 배경 조사 설문지로, 거주지, 해외 여행지, 외국인 접촉 사실 등을 기재한다. 2.OGE Form 278e: 공직자 윤리법에 따른 공개용 재산 증명서이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상세히 기록한다.
3.백악관 자체 인터뷰 질문지: 개인적인 스캔들, 과거의 부적절한 발언 등 정치적 위험 요소를 스스로 고백하게 한다.

● 이해충돌 방지 협약 (Ethics Agreement)
정부윤리청(OGE)은 후보자의 자산이 직무와 충돌하는지 검토한다. 만약 충돌 가능성이 있다면, 후보자는 ‘자산 매각(Divestiture)’이나 ‘백지신탁(Blind Trust)’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명 전에 문서로 확약해야 한다.

● 상원(Senate)의 정밀 검증 이런 사전 검증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공식 지명하면 공은 상원으로 넘어간다.
미국 헌법상 상원은 ‘조언과 동의(Advice and Consent)’ 권한을 가진다.

● 해당 상임위원회의 조사
상원 상임위는 자체 전문 조사관을 고용해 후보자의 논문, 발언, 판결문(법관의 경우) 등을 다시 한번 정밀 분석한다.

● 미국 변호사 협회(ABA) 등의 외부 평가
사법부 후보자의 경우 ABA 같은 공신력 있는 단체의 자격 평가 결과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이렇듯 미국 인사시스템의 핵심은 “사전에 모든 패를 보여주고, 결격 사유가 있으면 아예 지명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백악관의 사전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후보자에게 조용히 자진 사퇴를 권고하며, 이 과정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후보자의 명예도 보호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전 검증의 법적 강제력이나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청문회장에서 뒤늦게 의혹이 터져 나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결국 대통령도 망신 당하고 부적격 후보자도 사회에서 매장되는 저열한 구조다. 언론만 신나고 국민들은 실망, 불만의 시기를 보내게 되는 사회적 악순환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