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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하원 민주당, 개헌안 4건 신속 통과… 선거구 재조정 권한 포함 ‘논란’

2026년 버지니아 주의회 정기회 첫날,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곧바로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하며 4건의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들 개정안은 낙태권 보호, 중범죄 전과자의 투표권 회복, 동성결혼 금지 조항 삭제, 그리고 가장 논란이 큰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중간 재조정 권한 부여를 포함하고 있다.

이 개정안들은 이날 하원 특권·선거위원회를 통과한 뒤 곧바로 본회의에서 승인됐으며, 현재는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신속한 처리 배경에 대해 최근 연방 법원 판결, 타 주의 당파적 선거구 재조정, 그리고 기본권을 법원이 아닌 유권자에게 맡겨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안건은 하원 공동결의안 4호(HJR 4)로, 특정 조건 하에서 10년 주기의 정기 선거구 조정과 무관하게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를 재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 권한은 다른 주가 법원 명령이 아닌 정치적 이유로 중간 선거구 조정을 할 경우에만 발동되며, 적용 대상은 연방 하원 선거구에 한정되고, 2030년까지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법안을 발의한 로드니 윌렛 민주당 하원의원(헨리코)은 “이 개헌안은 매우 제한적이고 임시적인 예외 조항”이라며 “현행 선거구를 즉시 바꾸는 것도 아니고, 독립적 선거구 위원회를 폐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를 “권력 남용”이자 “2020년 유권자들이 승인한 독립 선거구 위원회 제도를 훼손하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개헌안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11월이 아닌 4월 특별 주 전체 주민투표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전국적인 선거구 재조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아 프라이스 하원 특권·선거위원장은 “유권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4월 주민투표를 추진할 것”이라며, 개헌안이 통과되면 예비선거 일정 조정 후 11월 본선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개헌안이 통과될 경우 민주당 우세 선거구가 최대 10석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이에 대해 테리 킬고어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버지니아는 10대1이나 9대2 구조가 아닌, 6대5의 박빙 주”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공화당은 개헌안 추진을 막기 위해 법원에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태즈웰 카운티 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판사는 “입법 과정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사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권력분립 원칙을 강조했다.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스라엘 오퀸 공화당 의원은 “우리는 다시 게리맨더링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선거가 이미 시작된 이후 이런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선거구 변경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할 수 있는 절차만 만드는 것”이라며 유권자 최종 결정권을 강조했다.

선거구 개정안과 달리, 나머지 3개 개헌안은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 동성결혼 금지 조항 삭제: 2015년 연방대법원 판결로 효력이 없지만, 헌법상 문구를 완전히 제거하는 조치다.
  • 중범죄 전과자 투표권 자동 회복: 형기 종료 시 자동 복권되도록 하여 주지사 재량에 맡겨진 불투명한 절차를 개선한다.
  • 낙태권 헌법 보장: 현재 남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강한 낙태 제한이 없는 버지니아의 법적 지위를 헌법으로 명문화한다.

공화당은 특히 낙태권 개헌안에 전원 반대하고 있으며, 15주 제한 또는 사실상 전면 금지를 지지해 왔다.

프라이스 위원장은 “단일 이슈 투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드리 로드의 말을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주정부들의 정책이 이러한 개헌안 추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한 가지 문제만 가지고 살아가지 않는다. 지금 이 시대에 그 말은 어느 때보다 더 사실이다”고 말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