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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국기(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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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캄 전쟁] 절벽 위 사원 하나가 화근, 트럼프 압박으로 ’28일 말레이서 휴전 논의’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격화된 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태의 핵심은 11세기께 절벽 위에 지어진 힌두교 사원 프레아 비헤아르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오랜 기간 이 사원의 소유권을 주장해 왔으며,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사원 자체를 캄보디아 소유로 판결한 이후에도 주변 영토에 대한 분쟁은 지속돼 왔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은 캄보디아 북부와 태국 동부 국경을 가로지르는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캄보디아의 뿌리였던 크메르제국이 지은 사원이고 현재도 사원 인근에는 캄보디아 주민들이 거주하며 행정적으로도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 주에 속해 있다.

하지만 1900년대 초반에는 태국(당시 시암)의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1904년 프랑스와 시암 왕국이 국경 조약을 맺으면서 프레아 비헤아르는 태국 영토로 인정됐다. 문제는 3년 후 프랑스가 새로 작성한 지도에 측량 오류로 이 사원을 캄보디아 것으로 잘못 그리면서 시작됐다. 태국은 이 오류를 1934년에야 알아챘고 당시 별다른 시정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당시 시암 왕국은 프랑스와의 외교적 긴장이나 갈등을 피하려는 입장이었고 지도 자체의 법적 효력에 대한 인식 부족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던 중 1953년 캄보디아는 프랑스에서 독립하면서 이 사원을 자국의 것으로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당연히 자기 땅이라고 생각한 태국은 즉각 병력을 보내 사원을 점령해 버렸고 갈등을 풀지 못한 채 이 문제는 ICJ로 가게 됐다.

1962년 ICJ는 사원 자체는 캄보디아 소유라고 판결했다. 태국이 지도 오류를 알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는 점이 가장 강한 근거였다. 하지만 주변 영토의 소유권은 여전히 불명확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했다.

올해 5월과 7월에는 국경 지역에서 지뢰 폭발 사고가 잇따라 태국 군인들이 부상하면서 BM-21 로켓포와 F-16 전투기까지 동원된 교전이 발생했다. 이에 양측 합쳐 수십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두 나라 사이의 정치적 위기도 양국 갈등에 한몫했다. 과거에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웠던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관계는 올해 들어 틀어져 버렸다. 태국 정부가 캄보디아 내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작업장을 단속하면서 훈센 측근의 이해관계가 침해받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훈센이 탁신의 딸인 패통탄 총리의 통화 내용을 유출하며 두 나라는 더욱 견원지간이 되었다.

지난 6월 15일에 있었던 통화는 패통탄이 훈센을 ‘삼촌’이라고 부르고, 캄보디아 접경 지역을 담당하는 태국군 제2군 사령관을 ‘반대편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17분간의 이 통화를 녹음하고 유출한 장본인인 훈센 전 총리는 태국 총리가 자신에게 굽신거린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이에 따라 패통탄 총리의 정치생명까지 위태로워졌다. (권영미 기자)

한편 10여년 만에 최악의 교전을 벌인 태국과 캄보디아가 28일 휴전 논의를 위한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과 훈 마 캄보디아 총리가 28일 저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난다.

이번 회담은 지난 25일 이들에 휴전을 제안했던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이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이 주최한다.

이번 양국의 휴전 논의는 앞서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정상과 잇달아 통화했다며 “양측은 즉시 만나 휴전과 궁극적 평화를 위한 방안을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을 카드로 양국에 휴전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태국과 캄보디아) 이들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데 우리는 전투가 멈출 때까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각각 36% 관세율을 통보받은 상태다.

양은하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