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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금 높아도 집값↑, 한국은 세율 낮아도 부담↑” — 보유세의 역설

미국과 한국의 주택 보유세(부동산 보유에 대한 과세) 제도를 비교하면, 단순히 세율이 높다고 해서 집값이 안정된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은 높은 보유세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한국은 세율은 낮지만 체감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 OECD 평균의 절반… 실효세율 0.15% 수준

민간 연구단체 ‘토지+자유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주택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30개 회원국 중 2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부동산 자산 가치 대비 과세 규모를 계산한 결과로, 표면상으로는 “보유세 부담이 낮은 나라”로 분류된다.

그러나 실제 체감은 다르다. 한국은 주택 가격 대비 세부담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누진형 구조’에다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까지 맞물려 중산층·은퇴층의 세 부담 체감이 훨씬 높다.
게다가 세금이 지방세로 걷히지만 지역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아 **‘세금은 오르는데 체감은 없는 구조’**가 불만을 키우고 있다.

미국, 평균 보유세율 0.83%… 주마다 큰 편차

미국은 주택 보유세 부담이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연방주택금융청(FHFA)과 ATTOM 데이터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평균 실효 보유세율은 0.83%, 주택가치 30만 달러의 주택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약 2,500달러에서 6,000달러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높은 세율에도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다.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6.5% 상승, 주거비(자가 거주비+임대료)는 6.2% 올랐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급 부족과 지역별 수요 편차가 세율 인상 효과를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즉, 세금보다 ‘공급과 유동성’이 가격을 좌우한 것이다.

🏡 “세금 구조보다 공급·유동성이 핵심 변수”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보유세는 주택시장 안정의 보조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율 인상만으로 집값이 안정된 나라는 없었다”며 “통화량, 공급, 외국 자본 유입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명지대 우석진 교수는 “미국은 세금이 지역 인프라로 환원되지만, 한국은 체감 효용이 낮아 납세 저항이 크다”고 지적했다.

세금만으로 시장 못 잡아… 신뢰가 핵심”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직접적 도구가 아니라, 장기적 신뢰를 쌓는 정책 수단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즉, 단기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는 목적이 아니라,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세제 구조를 만들어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정부마다 부동산 세제가 바뀌면서 ‘세금 피로감’이 커졌고, 미국 교민들 사이에서도 “세금은 높지만 예측 가능해서 낫다”는 의견이 많다.
결국 세율보다 중요한 것은 세금이 신뢰로 돌아오는 구조다.

보유세 인상이 곧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미국은 세금이 높아도 집값이 올랐고, 한국은 세금은 낮지만 체감 부담은 높았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열쇠는 세율이 아니라 ‘공급·유동성·신뢰’**라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