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재외국민뉴스

양양 낙산사에 4천명 넘게 몰렸다…2030 사로잡은 ‘절에서 하는 소개팅’

강원도 양양의 대표 사찰인 낙산사가 올해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템플스테이 형식의 만남 프로그램에 4천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는 결혼정보회사나 소개팅 앱 대신 자연스러운 만남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찰에서 진행하는 만남 프로그램이 새로운 인연 찾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관광재단과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낙산사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에는 남녀 각 10명씩 총 20명을 선발하는데, 올해는 4천 명이 넘는 지원자가 신청하며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원지역 다른 사찰에서 열린 행사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낙산사가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사찰의 입지 때문이다. 동해를 품은 의상대와 홍련암, 해수관음상 등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낙산사는 국내 대표 해안 사찰로 꼽힌다. 참가자들은 명상과 차담, 산책뿐 아니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낙산사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고 결혼에 성공한 커플도 탄생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만남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낙산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전국 주요 사찰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형 만남 프로그램마다 수십 대 1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불교계뿐 아니라 천주교와 원불교도 청년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현대 사회의 관계 단절과 청년층의 만남 부족 문제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직장과 집을 오가는 생활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자 여행과 휴식, 만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참가자들은 일반 소개팅과 달리 하루 이상 함께 생활하며 상대방의 가치관과 성격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외모나 직업보다 대화와 공감, 생활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도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때 수행과 참선의 공간으로 인식됐던 사찰은 이제 청년들이 휴식과 치유,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찾는 공간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동해를 바라보는 낙산사에서 시작된 인연 찾기 열풍이 전국 사찰로 확산되면서 템플스테이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이자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