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무료”를 내세워 환자를 유치하는 일부 요양병원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는 보호자 부담을 줄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소 인력 운영으로 환자 방치와 간병 공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요양병원은 환자 가족들에게 깨끗한 병실 일부만 공개한 뒤 “간병비 0원”을 강조하며 입원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병동 내부에서는 간병 인력 부족과 위생 문제, 야간 돌봄 공백 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요양병원 업계에서는 이런 시설들을 두고 이른바 “좀비 병원”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간병 서비스의 질은 크게 떨어지지만 정부의 요양병원 수가 체계를 기반으로 병상을 최대한 채워 운영을 이어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현재 요양병원은 환자 1인당 정부 수가와 본인 부담금을 통해 운영된다. 문제는 간병비를 받지 않는 대신 간병인 수를 최소 수준으로 줄이는 방식이 일부 병원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공동 간병 병원의 경우 간병인 1명이 환자 5~6명을 돌보지만, 논란이 된 일부 병원은 간병인 1명이 20명 이상을 맡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환자의 기저귀 교체, 체위 변경, 식사 보조 등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고, 욕창이나 낙상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야간 시간대에는 간병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호자들이 병원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병원은 보호자 출입을 제한하거나 특정 병실만 공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지방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들은 자주 방문하기 어려워 환자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가 이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노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간병 인력은 부족하고, 가족 중심 돌봄 역시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간병비 급여화 정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약 6조5000억원을 투입해 간병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일부 병원만 지원 대상이 될 경우 요양병원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병원들이 생존을 위해 “간병비 무료” 마케팅에 더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간병비 0원” 병원은 병상 가동률이 거의 만실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환자 가족들이 결국 비용이 낮은 병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인 돌봄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에서 요양병원과 간병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