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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의 고발기사로 인해 슬며시 자취를 감추었던 모 주간지의 '호빠'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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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고발] 미주동포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진 ‘호빠’… “도시로 원정 가는 여성도 있다”

지난 주말 저녁 애난데일 한인타운 내 어느 한식당에서의 일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수려한 외모(꽃미남 흉내를 냈다는 말이 맞는 표현)를 지닌 3명과 전대 가방을 멘 남자 1명 등 4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범상치 않은 그 일행들을 전에도 본 적이 있어 “워싱턴 사람들 같지는 않은데 뭐하는 사람들이냐?”고 식당주인에게 물었더니, “뉴욕에서 출장 오는 호빠들인데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내려 온다”고 전했다.

워싱턴에 호스트바가 출현한 지는 꽤 됐다.

2019년 1월 12일, 본 기자는 [호스트바 워싱턴 상륙] 제하의 기사를 어느 주간지 광고와 함께 보도한 적이 있다.(사진)

“그동안 동포사회 내에 누구누구가 그런 업소 단골이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그냥 뜬 소문이려니 했는데 광고를 보고 나니 이제 워싱턴 한인사회도 갈 때까지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안타깝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가자 광고를 내린 그들은 더 깊은 지하 세계에서 예약 손님 만을 대상으로 비밀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주 대 도시들 중 그나마 보수적인 워싱턴 동포사회 실태가 이러하니 대한민국 나성시라 불리우는 LA, 술집 영업시간제한이 없어 불야성을 이루는 뉴욕, 그리고 2011년 한인 호스트바 매니저 피살 사건으로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애틀란타의 동포사회에는 이런 독버섯의 뿌리가 더 깊고 더 넓게 퍼져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12년 전인 그 당시 애틀란타 경찰국 발표에 의하면 호스트바가 3곳이 성업 중이었고, LA 같은 경우에는 한때 기러기 엄마가 그곳에서 성병이 걸려 가장 파탄이 나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기자가 미 전역에 걸쳐 호빠가 성업 중일 것이다고 장담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지역 한인 택시기사와의 전화통화에 의해서다.

경찰이나 시 당국이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호스트바의 정체를 파악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이겠지만 호빠 고객들의 주 이동 수단인 택시기사의 눈은 피할 수 없다.

오랜기간 영업을 해 온 한인기사들은 “이제 척 보면 어디에 뭐 하러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원정오는 한인 여성들도 가끔 본다”고 전했다.

최근 속초에 뿌려지는 ‘호빠’ 유인물

미주동포사회의 요식업이나 이런 유흥문화는 항상 한국에서부터 시작된다.

서울 경찰청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만 200여 곳의 업소에서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의 여성 손님들이 들락거리고 대부분 성매매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정은 지방도 마찬가지이다.

헤럴드경제(박정규 기자)는 지난 7월 25일자 [음란마귀 귀환…피서철 속초 ‘호빠’ 상륙] 제하의 기사에서 “속초시 영랑· 장사동에서 여성고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해온 남성접대부 고용 ‘호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지난 21일 속초에 첫 상륙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여름(본지 2022년 6월23일자 보도)이후 속초시와 속초경찰서는 수시 감시를 벌였으나 이들은 법망을 아랑곳하지 않고 소위 20대 ‘선수’ 들을 고용, 속초나 고성 설악산 등 콘도에 숙박지를 정하고 밤에만 전화번호가 적힌 홍보물을 장사동 해변에 뿌리면서 호객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했다.(사진)

LA에서 15년째 택시를 하고 있다는 A씨에 의하면 강남에서 선수로 뛰다가 퇴물이 되면 지방으로, 일본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으로 온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산업전선에서 일해야 할 수천 명의 멀쩡한 남성들이 여성을 위한 접대부 노릇으로 땀을 흘린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과거에는 극소수의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이 드다들던 호빠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싱글 여성뿐만 아니라 평범한 가정주부·회사원·여대생까지 기웃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여성전용 스트립바가 있는 라스베이거스 등 몇몇 지역 외에 남성이 여성에게 술이나 성접대를 하는 호스트바라는 업체를 여간해선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 동포들은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린 독버섯에 의해 지금 동포사회가 병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끓는 물속의 개구리(boiling frog)처럼 서서히 동포사회를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겠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