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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폭염 속 건국 250주년 맞은 미국… 트럼프 ‘황금기’ 선언 속 백인 우월주의 기습 시위로 얼룩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이한 수도 워싱턴 D.C.가 극심한 폭염과 기습적인 폭풍우, 그리고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복면 행진이 겹치며 극심한 분열과 혼돈에 휩싸였다.

건국 250주년 기념일인 토요일, 낮 시간대에는 백인 민족주의 단체인 ‘패트리어트 프런트(Patriot Front)’ 회원 약 400명이 안면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워싱턴 D.C. 도심을 기습 행진 했다.

이들은 카키색 바지와 파란색 셔츠의 제복 차림으로 미국 의회의사당과 유니언 스테이션 인근을 행진하며 “미국을 되찾자(Reclaim America)”라는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남부연합기와 변형된 미국 국기를 흔들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의 로고가 과거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 문양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전직 대테러 관료들은 이들이 국가 경축일에 대담하게 대중 시위를 벌인 것을 두고 “현재 미국이 직면한 백인 우월주의와 분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우려를 표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밤늦게 시작된 공식 축하 행사 역시 악천후로 난항을 겪었다. 최근 며칠간 이어진 위험한 폭염에 더해 밤에는 거센 폭풍우까지 몰아치며 일정이 크게 지연됐다.

결국 예정보다 훨씬 늦은 오후 11시 15분이 돼서야 무대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최 측이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홍보한 대규모 불꽃놀이에 앞서 승리감에 찬 연설을 이어갔다.

마치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취와 무한한 잠재력”을 치켜세우며, 국가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미국의 황금기”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은 승리자의 나라이며 오늘 우리나라는 다시 승리하고 있다”고 선언하는 한편, 정적들에 의한 선거 부정행위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또다시 되풀이하기도 했다. 화려한 불꽃놀이로 막을 내린 건국 250주년 기념일이었지만,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 갈등과 정치적 분열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하루였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