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Featured워싱턴

전 세계 갑부 400명이 ‘억만장자 증세’를 촉구하는 이유는…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

전 세계 억만장자를 포함한 초부유층 인사들이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증세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본 집중이 민주주의와 사회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전 세계 24개국에서 모인 부유층 400여 명이 초부유층에 대한 세금 강화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세계 정·재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시점에 맞춰 공개됐다.

서명자들은 극소수 초부유층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치 과정에 개입하면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사회적 불평등과 배제가 심화되고 있으며, 기후 위기 대응마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초특권층이 정부와 정치 시스템을 사실상 장악하고 언론의 자유와 기술 혁신까지 통제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 역시 백만장자이지만, 극단적인 부의 집중이 사회 전체로부터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현실은 사회가 매우 위험한 한계선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이번 공개서한에는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인 마크 러팔로, 음악가 브라이언 이노, 월트디즈니 창업주 가문의 상속자이자 영화 제작자·자선가인 애비게일 디즈니 등 유명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포브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출범한 미국 행정부는 역대 가장 ‘부유한 내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 기준 내각 구성원들의 총자산은 약 7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초부유층 증세를 주장해온 단체 패트리어틱 밀리어네어스가 주요 20개국(G20) 소속 자산가 3,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극도로 부유한 개인들은 돈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살 수 있다”고 답했다. 또 60% 이상은 초부유층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으며, 공공서비스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에 찬성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억만장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국제 사무총장은 “부유층과 다수 시민 간의 격차 확대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치적 불균형’을 낳고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