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 가능성을 둘러싸고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맞서며 정치·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재외동포 단체들은 “서울 이전이 불가피하다”며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인천 지역 사회와 정치권은 “인천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논란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재외동포청은 업무 특성상 외교부와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인데, 인천 송도에 위치해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재외동포청은 300만 인천시민의 유치 노력 끝에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은 만큼, 김 청장의 발언은 지역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인천시는 15일 “유 시장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로 항의했으며, 조 장관으로부터 ‘재외동포청의 서울 이전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김 청장의 발언이 그동안의 유치 성과를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인천 지역 12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인천시총연합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재외동포청 서울 이전 검토 발언은 인천시민을 경시한 처사”라며 김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역시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싼 임대료와 교통 불편을 이유로 한 청사 이전 검토는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청사는 남기고 청장만 떠나라”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재외동포 사회의 입장은 정반대다. 세계한인총연합회(회장 고상구·세한총연)와 미주한인회총연합회(회장 서정일)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재외동포청의 서울 정부청사 이전을 강력히 촉구했다. 세한총연은 “700만 재외동포의 입장에서 볼 때, 송도 입지는 동포들의 접근성과 행정 효율성을 심각하게 저해해 왔다”며 “서울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세한총연은 출범 당시 재외동포의 70% 이상이 서울 입지를 선호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며 “정부에 대한 동포사회의 신뢰를 훼손한 정책적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항과 가깝다는 명분과 달리, 송도는 대부분 서울에 머무는 재외동포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이동 시간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재외동포청의 위상에 대해 “단순한 민원 기관이 아니라 전 세계 한인 네트워크를 잇는 국가적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 정부청사에 위치하는 것이 동포들의 자부심과 모국과의 연대감을 강화하는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성명에는 세한총연 고상구 회장을 비롯해 심상만 명예회장, 서정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 윤희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장, 김현태 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장, 나인출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장, 김영기 유럽한인회총연합회장,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이석로 캐나다한인회총연합회장, 이범구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장과 세한총연 노성준·최윤·김민선·김기영·송폴·구철·윤만영 부회장, 김영호 운영위원회 의장 등이 참여했다.
재외동포청 이전 논란은 단순한 행정 효율 문제를 넘어, 수도권 균형 발전과 재외동포 정책의 방향성까지 맞물리며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그리고 지역 반발과 동포 사회 요구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