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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됐던 한국인들이 수갑찬채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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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참극] 매년 3000명씩 사라졌다, “군사적 조치 필요”, “성과 포장 말라”

=베트남 등 국경 우회입국 포함시 더 많아
=범죄가담 한국인, 정부 추정치 넘을 듯
=납치·감금·사망도 더 많을 가능성
=”대사관 안에만 있을 수 없을까요”…문전박대

정부가 캄보디아 스캠(사기) 산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1천명 남짓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가담 인원이 더 많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통계가 처음으로 나왔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3명에 불과했던 캄보디아 출국자와 한국 입국자 수의 차이는 2022년 3천209명, 2023년 2천662명, 2024년 3천248명 등 2천∼3천명대로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이 매년 수천 명씩 귀국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는 수치다. 올해도 8월까지 864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사관 안에만 있을 수 없을까요. 그냥 주차장에라도”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이 시아누크빌 범죄단지에서 탈출해 무작정 걷고 차를 얻어타며 12시간 만에 대사관에 도착한 국민을 ‘문전박대’한 정황이 드러나 국민들을 분노케하고 있다.

19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A씨의 영상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범죄단지를 탈출해 오전 6시께 프놈펜의 대사관에 도착했지만 근무 시간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저희 대사관이 오전 8시에 문을 연다”라고 답하고, A씨가 계속해서 애원하자 전화를 다른 관계자에게 바꿨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도 결국 입장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19일,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한국인 납치·감금·고문·살해 사태와 관련해 “군사적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은 외교, 군사, 정보 등 국가가 보유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구출해 내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고, 캄보디아 정부와의 외교적 협력을 통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다른 지도부 인사들은 “군사적 조치에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됐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힌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는 교민 A씨는 “정치인의 쇼맨십은 교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캄보디아 구조 실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영웅 서사’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청년 3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며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청년을 구출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캄보디아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의 국내 송환을 두고 “피의자 송환을 실적으로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년 고용률 하락과 학자금 대출 연체액 상승 등의 지표를 언급하며, 이번 ‘캄보디아 사태’는 국가가 청년을 외면한 구조적 절망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19일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부 대응은 피해자 구출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뒤로한 채 국민 안전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고용률 하락과 학자금 대출 연체액 상승 등의 지표를 언급하며 “‘월 1000만원 수입’이란 미끼에 이끌려 현지로 향했다가 폭행과 협박, 감금 속에 신음하게 된 청년들의 비극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국가가 외면한 구조적 절망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편 납치·감금돼 고문으로 숨진 한국인 대학생 박 모 씨(22)의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담당 수사관 등 7명이 19일 오후 7시쯤 출국한다. 경찰은 박 씨에 대한 부검이 종료되면 신속히 화장 등 절차를 거쳐 유해가 송환될 수 있도록 캄보디아 측과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인 박 씨는 지난 7월 “취업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범죄조직으로부터 고문을 당해 지난달 숨졌다.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 불법 감금 등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해 경각심이 고조된 가운데 일본인들을 대상으로한 범죄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야쿠자와 연계된 것으로 알고 있는 일본 정부에서는 수년 전부터 자국인들을 대상으로 이를 경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은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지대에는 ‘도항 중지 권고’를 내렸고, 나머지 지역은 ‘충분한 주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