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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체한 이란인 모임 참석들이 이란‧이스라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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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공습’에 韓경제도 긴장 고조…파장과 대비책은

= 이란 보복 현실화 땐 유가·환율·공급망 복합 충격
= 정부 “비축유 200일분 확보”…장기화 땐 소비·수출·기업 피해 불가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와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가뜩이나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한국 경제에 민간 소비 악화, 수출 기업 수익성 감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환율 상승시엔 물가↑…정부, 이란 대응 예의주시>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최남호 2차관 주재로 긴급 비상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중동전 확전에 따른 에너지·무역·공급망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미국·이스라엘 현지 무역관이 화상으로 참여해 현장 상황을 공유했고, 한국무역협회·코트라·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최 차관은 “중동의 상황이 현재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종합상황실과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과 수출입, 물류 전반에 걸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중동전 확전으로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 이후 유가 급등 가능성이 커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원유 옵션 시장의 과열과 해운 운임·디젤 가격 상승, 원유 선물 시장의 큰 변동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리서치업체 MST 마퀴의 사울 카보닉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걸프 지역 석유시설 타격 같은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며 “이란이 실제로 경고했던 대로 행동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준다. 수입물가 전반을 밀어 올리고, 이는 곧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지면 금리 인하 기조에 나섰던 한국은행도 금리 정책 결정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달러·원 환율도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져 달러 가치가 오르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게 된다. 이는 ‘원화 약세 → 수입물가 상승 → 인플레이션 자극’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가뜩이나 얼어붙은 민간 소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하며 성장률을 0.1%포인트(p) 낮췄고, 결국 한국 경제는 1분기 0.2% 역성장 했다.

또한 중동 정세 불안은 공급망 차질과 수출 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이 위축되고, 소비심리 둔화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까지 발생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 역시 타격이 우려된다.

<전문가 "중동발 충격 대비 위해선 단기·중기 대응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중동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선 단기·중기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비축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재고를 활용해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공급망 재편, 에너지 절감정책 등으로 중동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에너지 뿐 아니라 환율·수출·물가 등 다방면에서의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팀 선임연구위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우리나라에서 비상용으로 보유한 재고가 몇 달 정도 준비돼 있다지만 장기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부분을 점검하고, 리스크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 유가 상승 여부에 따라 경기가 침체할 텐데 이는 한국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가가 급격히 상승한다면 석유화학 제품 등의 요금이 올라갈 텐데, 정부가 시장 안정조치나 비축 물량 방출, 물가 통제 장치를 어느 시점에 가동할지 등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약 200일 분량의 비축유와 법정 기준을 상회하는 천연가스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수급에는 당장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의 반격 강도와 사태 장기화 등을 고려해 산업계와 상시 점검 체계를 유지하며 유사시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중이다.

나혜윤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