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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주방위군 사태 타깃 ‘민주 잠룡’ 뉴섬…”트럼프가 폭동 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이라는 실력 행사에 나서면서 과잉 대응 논란이 이는 가운데 민주당 유력 잠룡인 개빈 뉴섬(57)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민단속에 저항하는 이번 시위는 그 규모나 위협 수준을 볼 때 주방위군 투입은 지극히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배적이어서, 트럼프의 강경 대응을 놓고 여러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민주당 주요 정적 중 한 명인 뉴섬 주지사를 겨냥한 공격이라는 설명이다. 디 애틀랜틱은 “(주방위군 투입은) 뉴섬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을 모욕하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종종 진보 진영이 자신들의 지역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해 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는 전날 SNS에서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스컴(뉴섬을 쓰레기를 뜻하는 scum으로 비하해 부르는 명칭)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연방 정부가 개입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폭동과 약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민 정책은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는 핵심 정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이민단속과 시위 진압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다리던 싸움이었다”며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 핵심 정적(뉴섬)을 상대로 자신의 핵심 의제(이민 정책)를 놓고 벌이는 한판 대결(showdown)”이라고 평가했다.

<<뉴섬 "트럼프, 의도적으로 긴장 고조시켜"…소송전 예고>>

뉴섬 주지사는 시위 자체보다 트럼프의 주방위군 투입 등 강경 대응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섬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에 주방위군의 “불법적인 배치”를 철회하고 “내 지휘하에 복귀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트럼프가 개입하기 전까지 우리에겐 문제가 없었다”며 “이는 주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민단속 반대 시위에 대응해 주방위군을 투입한 데 대해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주와 지방 경찰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연방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불법적인 배치는 주의 권한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뉴섬은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격렬한 충돌 사태를 빚은 데 대해 “트럼프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다”며 “트럼프가 원하는 걸 주지 말라. 평화를 유지하고 침착하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주방위군 투입 사태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는 뉴섬 주지사에 힘을 싣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이번 행정부의 조치는 공공의 안전이 아니라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캘리포니아주에 주방위군을 배치한 조치는 심각한 권력 남용”이라며 “주지사는 주방위군의 최고 사령관이며, 연방 정부가 주지사와 협의 없이 자국 영토 내에서 방위군을 가동한 건 효력이 없으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주지사의 승인 없이 주 방위군을 연방 소속으로 동원한 건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앨라배마 인권 시위대 보호를 위해 병력을 보낸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 작전에 항의하는 시위는 지난 6일부터 시작됐다.

트럼프는 7일 밤 LA 지역의 시위를 ‘불법 시위와 폭동’으로 규정하면서 주 방위군 2000명에게 연방 임무를 부여하고 시위 지역에 투입하도록 전격 명령했다. 주 방위군 300명이 이날 아침 우선적으로 현장에 투입됐다.

김경민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