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가짜 유물 2점을 국보로 분류하기도…재판 시작>
프랑스에서 자신이 만든 의자를 19세기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의자라고 속이고 판매한 한 미술 전문가와 목각 조각가의 재판이 시작됐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 팔로(61) 등 6명과 한 유명 갤러리에 대한 재판이 25일(현지시간) 파리 북부 퐁투아즈에서 처음 열렸다.
팔로와 목각 조각가인 브루노 데누 등은 2007~2008년 자신들이 만든 의자를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뒤바리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방을 꾸민 역사적 유물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녹인 감초를 사용해 새 목재가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수년간 몰래 이들에게 속아 의자를 산 고객으로는 베르사유 궁전, 압둘라 빈 칼리파 알사니 카타르 왕자도 있었다. 이들의 사기 행각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450만 유로(약 71억 원)에 달한다. 프랑스 정부는 팔로의 가짜 유물 두 점을 국보로 분류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이 스캔들이 처음 터지자 프랑스 문화부는 베르사유 궁전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고 결국 같은 해 팔로가 체포됐다.
수사 과정에서 데누의 집에서는 20만 유로의 현금이 발견됐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종사한 골동품 업계를 “골동품 딜러들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돈을 벌려고 하는 끔찍한 환경”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데누는 “나는 일과 조각에 빠져 있으며, 돈에는 열정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 당국은 월수입으로 2500유로도 안 되는 액수를 신고한 데누 부부가 실제로 120만 유로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프랑스에 있는 집 외에도 포르투갈에 여러 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사기 행각을 시작한 이유는 골동품을 복원하던 중 진짜 같은 위조품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월간지 베니티페어는 팔로를 “18세기 프랑스 작품에 대한 세계 최고 권위의 전문가”로 묘사했다. 프랑스 주간지 ‘파리 매치’는 그를 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사기 주동자인 버나드 메이도프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지완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