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인근 마젤란 해협서 사고…”고래가 바로 뱉어내 목숨 건져”
전문가들 “혹등고래, 식도 좁고 이빨 없어 사람 못 먹는다”
바닷가에서 보트를 타던 중 험프백고래(혹등고래)의 입에 들어갔다 나온 남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아드리안 시만카스와 그의 아버지 델 시만카스는 8일(현지시간) 칠레 최남단 파타고니아 인근 마젤란 해협에서 팩래프트(공기 주입식 고무보트)를 타고 있었다.
시만카스 부자(父子)는 각각 자신의 배에 오른 채 바다 위를 항해했다. 그러던 중 혹등고래 한 마리가 아드리안의 보트 근처로 접근했고, 입을 크게 벌리자 아드리안은 보트와 함께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행히 고래는 아드리안을 바로 뱉어내 그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델은 아들에게 “배를 잡으라”라고 소리쳤다. 고래 입에서 나온 아드리안은 아버지의 보트까지 헤엄쳐 도망쳤다.
아드리안은 CNN에 “뒤를 돌아보니 얼굴에 끈적끈적한 감촉이 느껴졌고 짙은 파란색, 흰색이 보였다”며 “뒤에서 무언가 다가와 나를 가라앉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 순간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뭔지도 모르고 죽을 것만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구명조끼가 나를 끌어 올리는 것을 느꼈고 2초 후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며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 모든 과정은 델이 직접 촬영하면서 영상으로 기록됐다. 델은 “흥미진진해 보이는 예쁜 파도를 발견해 녹화를 시작했다”며 “강한 파도가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아드리안과 그의 배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3초쯤 지나 아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배가 뒤따라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혹등고래가 당시 크릴새우나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었고, 우연히 아드리안이 그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야생동물 과학자 바네사 피로타는 혹등고래는 식도가 좁고 이빨이 없어 인간을 먹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젤란 해협은 돌고래와 혹등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곳으로, 칠레 정부도 이곳에서 고래들과 함께 보트를 타는 것을 주요 관광 활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