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감히 ‘헵번’ 흉내를”…뭇매 맞는 이방카의 ‘헵번 드레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무도회에서 배우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를 착용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이방카는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무도회에서 헵번의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다.
해당 드레스는 지난 1954년에 영화 ‘사브리나’에서 헵번이 착용했던 위베르 드 지방시 드레스를 재현한 것으로, 흰색 드레스에 검은색 꽃 자수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방카는 드레스 외에도 팔꿈치 길이의 검은색 장갑과 스틸레토 힐,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도 착용하면서 헵번과 거의 비슷한 모습을 연출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오드리 헵번은 오랫동안 이방카의 개인적 영감의 원천이었다”며 “이방카는 이러한 방식으로 오드리의 유산을 기리는 것을 큰 특권으로 여기며 이 순간을 실현시켜 준 지방시 팀에게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에선 이방카의 드레스를 두고 “자세히 볼수록 더 우습게 느껴진다”, “이방카가 입은 드레스는 질감과 자수가 만화처럼 보이며 섬세함이 부족하다”, “헵번과 비교할 수 없다” 등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브리나’에서 헵번의 이 드레스는 노동자 계층의 주인공이 상류사회에 진입하는 순간을 상징하는데, 금수저로 태어난 이방카가 이를 따라하는 게 어색하다는 것이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에서 나치군에 저항하고, 영화계를 은퇴한 후에는 유니세프 대사로 인도적인 활동에 매진한 박애주의자 헵번을 감안할 때, 이방카가 같은 드레스를 착용한 것이 주요 비판 지점이 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건 헵번에 대한 기억을 100% 모욕하는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헵번은 트럼프 가족이 대표하는 모든 것에 맞서 싸웠다”며 “그의 드레스가 이런 식으로 사용되다니 정말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헵번의 아들인 숀 헵번 페러는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뷰에서 “이방카가 대통령 취임식과 어머니의 기일, 마틴 루서 킹 데이와 같은 특별한 자리에서 궁극적인 우아함과 품격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페러는 어머니의 정치 성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마리안 버드 미 성공회 워싱턴 교구 주교와 더 잘 맞는다고 말했다.
버드 주교는 지난 21일 워싱턴 국립 대성당 국가기도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에 두고 이민자와 성소수자에게 자비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버드 주교에 대해 “급진 좌파에 강경 트럼프 혐오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이창규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