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 과정 참여한 우크라군 인터뷰 “그저 인간이고 젊은 남자일 뿐이었다”
“우리는 단지 그들을 구해냈을 뿐이고 그게 전부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을 생포한 군인들을 인터뷰해 그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한 달간 북한군 생포가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북한군의 광적인 자살 의지와 맞서야 했다고 ‘보르수크’라는 군인은 회고했다. 특수작전 부대원인 보르수크는 한 북한군 병사가 포로로 잡힐 뻔했는데, 그가 “당의 영광” “김정은에게 영광”이라는 말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폭했다고 회고했다.
이 임무는 결국 이달 초에야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 부대가 북한군 1명을, 공수부대가 1명을 생포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의 생포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보르수크는 “본질적으로 이는 제3국이 실제로 이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그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무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북한군 생포 과정에 참여했던 또 다른 우크라이나 군인 ‘베르나르드’도 인터뷰했다.
베르나르드는 임무 시기와 위치, 투입 인원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쿠르스크 지역의 특정 지역을 장기간 감시하며 북한군을 생포할 완벽한 기회를 모색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모든 군인은 북한군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베르나르드는 “우리는 작전 표적에 접근했다. 우리는 표적을 관찰해 왔고 그들의 기지가 그곳에 위치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들과의 총격전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하자 북한군이 퇴각하기 시작했으며, 부상한 북한군 병사 1명이 전장에 남겨졌다고 부연했다.
보르수크는 “우리 군인들은 그가 움직이거나 돌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격 통제를 유지했다”며 “그의 위치에 접근한 후 그를 무장해제하는 건 아주 까다롭고 위험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북한 군인은 수류탄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수류탄을 압수하는 과정이 특히 어려웠다고 보르수크는 토로했다. 결국 이 군인은 우크라이나군의 접근을 허용해 응급 처치를 받았고 부상 부위인 다리 외에 다른 부위는 멀쩡한 상태라고 한다.
베르나르드는 북한군에게 접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포병들이 포격을 시작했다면서 이는 북한군 부대의 존재를 숨기려는 러시아 측의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군인의) 눈을 보니 그도 인간이라는 게 분명해졌다”며 “결국 그는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단지 젊은 남자였을 뿐이고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육체적인 힘을 사용하려는 욕구도 없었다. 우리는 단지 그를 구했을 뿐이고 그게 전부다”라고 덧붙였다.
생포된 북한 군인 2명은 현재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구금된 채 부상을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은 2005년생으로 2021년 입대해 소총수로 복무했고 다른 한 명은 1999년생이며 2016년부터 정찰 장교이자 저격수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르수크와 베르나르드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전투 능력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강하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보르수크는 “북한군은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계획적인 훈련을 받았다”며 “러시아인들이 북한군만큼 무리하지 않는다는 건 분명하다. 북한군은 무거운 군장을 지고 장거리를 달릴 수 있으며 극한 상황에서도 훨씬 더 잘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나르드는 북한군이 8년간 군 복무를 하기 때문에 더 잘 준비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복잡한 기동에는 어려워하는 게 보이는데 과거 참전 경험이 없어서 훈련받은 대로 할 수 없는 것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또 베르나르드는 북한군이 현대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드론과 공중 정찰에 적응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르수크는 북한군 사상자 중에 사망자의 비율이 높다면서 “부분적으로 언어 장벽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 부대와의 협력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군은 이념에 매우 헌신적”이라며 “자신의 규칙에 충실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들은 내용을 준수한다”고 평가했다.
강민경,김예슬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