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강진, 둘째날 항공기 충돌…”日 2024년 조짐 안좋다” 불안
일본 열도가 정초부터 충격에 휩싸였다. 새해 첫날 규모 7.6 강진이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더니, 이튿날에는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지진 구호 활동을 벌이던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같은 재난과 사고가 연이어 벌어지자 일본에서는 “조짐이 좋지 않다” “무슨 해가 되려고 이러는가”라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TBS뉴스 등이 3일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항공기 충돌 사고가 발생한 하네다공항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한 남성을 인터뷰하며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이번 사고가 일어나 일본에는 무서운 2024년의 시작이 됐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설날부터 대지진, 그리고 있을 수 없는 하네다공항의 사고까지 벌어졌다”며 “올해는 거대 지진에 경계해야 한다. 규모 8~9에 이르는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이 오면 공적 지원에 의지할 수 없다. 한 달은 전국민이 아무것도 살 수 없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TTU라는 닉네임을 가진 누리꾼은 “터무니없는 새해의 시작이다. 앞으로도 일본에 일어나는 무언가의 암시의 무엇일까. 평소 미신의 종류는 믿지 않지만 불안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호텔 뉴재팬의 화재와 다음날 하네다 일본항공 여객기 추락, 1995년 1월 한신 대지진, 같은 해 3월 옴진리교 사린가스 사건, 이후 동일본 대지진은 큰 위기였다. 이럴 때일수록 열심히 해서 어려운 지역을 도우러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비상대응 인력들은 비행기 충돌의 비극적인 결과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진의 여파를 처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연초부터 잇따른 재해와 사고에 인터넷상에서 “새해부터 참 거칠다” “2024년은 도박인가” “지진 다음날 하네다에서 불이 나고, 2024년은 괜찮은 건가” 하는 불안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日지진, 한 마을 괴멸 시켰다…주민 90%가 “집 못돌아가요”
강진 피해를 입은 일본 이시카와현이 2일 재해 대책본부 회의를 열었다. 온라인으로 출석한 이즈미야 마스히로 스즈시장은 “4000~5000세대가 자택에서 살 수 없다”고 상황을 보고했다.
NHK에 따르면 이즈미야시장은 “괴멸적인 피해”라며 “스즈시에는 총 6000세대가 사는데 4000~5000세대는 자택에 살 수 없다.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주민도 있다”고 했다. 스즈시에서는 지금까지 2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도로 상황이 나빠 피난민에게 물자를 나눠주기 어렵고 단수가 이어져 화장실 등 위생상태도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활주로에 어떻게 두 개 항공기가 있었나…日경시청, 사고 조사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한 사건과 관련해 경시청이 업무상 과실치 사상 혐의를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선다.
지난 2일 일본항공 516편은 하네다 공항 C활주로를 달리던 하네다 공군기지 소속 항공기(MA722편)와 오후 5시47분께 충돌하며 항공기에 불이 붙었다. 구체적으로 경시청은 어떻게 한 활주로에 두 대의 비행기가 진입할 수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일본항공 여객기는 활주로 진입 허가를 받은 상태였던 한편,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활주로 앞까지 주행하라는 지시를 받고 운행 중이었다고 NHK는 전했다. 또 일본항공 여객기는 관제탑에서 착륙 허가를 받고 진입,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객기와 충돌한 해상보안청 항공기에서는 탑승자 6명 중 기장 1명만 탈출에 성공하고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여객기는 지난 1일 강진이 발생한 노토 지역의 공군기지로 물자를 수송하고 있었다.
유럽 항공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도 일본에 전문가 팀을 파견해 사고 조사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사고 항공기는 에어버스 A350 기종이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기사제공 = 하이us코리아 제휴사, 뉴스1>